SK E&S,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전력·열 공급 길 찾았다
경기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산업단지)에 전력과 열을 공급할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가 건설될 가능성이 커졌다. 당초 SK E&S가 LNG발전소를 짓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정부가 탄소 중립을 이유로 난색을 보이면서 건설 여부가 불투명했다. 그러나 SK E&S가 한국중부발전과 손을 잡고 중부발전의 노후 화력발전소를 줄여 그 여분만큼 새 LNG발전소를 짓는 방식으로 문제를 풀기로 했다.
SK E&S와 중부발전은 지난 4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집단에너지사업 공동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5일 밝혔다. 수요지 인근에 열병합발전소를 구축해 전력과 열을 동시에 생산·공급하는 에너지 사업이다. 두 회사는 이번 협약에 따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내 집단에너지 사업 허가와 발전소 건설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기존 노후 화력발전의 대체 건설을 통해 신규 LNG발전소 증가 부담을 완화한다는 게 이번 양해각서의 핵심이다.
SK E&S는 지난해 11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1.2기가와트(GW) 규모의 LNG 열병합 발전소를 세우는 내용의 발전사업 허가를 정부에 신청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들어설 SK하이닉스에 안정적으로 전기와 열을 공급하기 위해서다. 반도체 공장은 데이터센터, 제철소 등과 함께 전력 소비가 많은 대표적인 시설로 꼽힌다. 또 반도체 생산 공정에는 24시간 항온·항습을 유지하기 위한 안정적인 열 공급도 필수적이다. SK E&S는 지난달 발전소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가 제동을 걸었다. 2050년 달성 목표인 탄소 중립을 위해서는 화석연료인 LNG를 사용하는 신규 발전소를 허가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산업부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SK하이닉스가 사용할 전력은 한전으로부터 공급받기로 해 전력 공급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도 밝혔다. 열의 경우엔 자가 보일러, 자가 열병합 등의 대안도 있다고 했다. 반면 SK는 반도체 클러스터 내에 발전소가 없으면 전력 공급을 위해 송·배전망 구축을 따로 해야 하는데, 각종 민원 때문에 송·배전망 구축에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에서 발전소 건설을 원했다.
결국 산업부와 SK E&S가 찾은 해법이 중부발전과 협력이다. 중부발전의 노후 화력발전소를 줄이고, 그 용량만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내에 새 LNG발전소를 짓는다는 계획이다. 이럴 경우 총 탄소배출량은 늘지 않아 정부의 탄소 중립 계획과 충돌하지 않는다. 이번 SK E&S와 중부발전의 양해각서는 협력의 시작 단계로, 아직 얼마만큼의 노후 화력발전소를 줄일지까지는 결정하지는 못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들어설 발전소의 최종 규모도 아직 확정하지 못한 단계다.
SK E&S는 “양사는 산업부의 지원 아래, 중부발전의 노후 LNG 발전소 대체 건설과 연계한 사업을 추진해 안정적인 전력 수급 관리와 반도체 경쟁력 확보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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