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로 돌아온' 황선홍 감독 "대전과 함께 성공 신화 쓸 수 있다" [현장 일문일답]
(엑스포츠뉴스 대전, 김환 기자) "감독은 언제나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임한다. 대전과 함께라면 얼마든지 성공 신화를 쓸 수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4년 만에 대전하나시티즌으로 복귀한 황선홍 감독이 대전과 '성공 신화'를 쓸 수 있다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황 감독은 강등권 탈출을 최우선 목표로 생각하고, 이후 대전에 주도적인 축구 철학을 입히겠다는 생각이다.
대전하나시티즌은 지난 3일 제15대 사령탑으로 황선홍 감독을 선임했다고 알렸다.
이번 시즌 부진한 성적으로 하위권을 맴돌고 있는 대전은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국내외 리그와 국가대표팀에서 선수, 지도자로 풍부한 경력을 보유한 황선홍 감독을 사령탑에 앉혔다. 지난달 21일 이민성 전 감독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자진해서 지휘봉을 내려놓은지 약 2주 만이었다.
대전은 "황선홍 감독은 선수·지도자로 K리그, 해외리그,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등에서 다양한 경력과 경험을 가지고 있는 베테랑 지도자이다. 팀이 어려운 시기에 리더십을 발휘하며 선수단을 통솔하고 변화를 통한 위기 극복과 안정적으로 팀을 이끌 적임자로 판단했다. 또한 ACL 진출 등 아시안 명문 구단으로 도약을 꿈꾸는 구단의 비전 달성을 위해 현장에서 다양한 경험과 지도력을 발휘해 주길 기대한다"라며 황 감독을 선임한 배경을 설명했다.
현역 시절 국가대표팀 간판 스트라이커였던 황선홍 감독은 2008년 부산 아이파크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2011년에는 포항 스틸러스에서 정규리그와 FA컵(현 코리아컵) 우승을 차지하며 더블을 달성했고, 2016년에는 FC서울을 이끌며 다시 한번 리그 정상에 올라 K리그를 대표하는 감독으로 자리잡았다.
2020년에는 하나금융그룹과 기업 구단으로 재창단한 대전의 감독으로 부임했으나, 임기 1년도 채우지 못하고 팀을 떠났다. 이후 2021년 대한민국 U-23 축구 국가대표팀의 감독으로 선임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퍼펙트 우승을 달성하는 등의 성과를 냈다.
황선홍 감독의 커리어는 지난 4월 꺾였다. 카타르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겸 2024 파리올림픽 최종 예선 8강에서 인도네시아에 패배하면서 한국이 40년 만의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했고, 황 감독도 고개를 숙였다.
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황선홍 감독은 대전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대전 감독직은 사실상 황 감독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황 감독도 결연한 의지를 품고 있다.
황선홍 감독은 대전 구단을 통해 "다시 돌아오게 되어 기쁜 마음이 크며 어려운 상황에서 중책을 맡겨주신 구단에도 매우 감사드린다. 팀이 현재 위기에 놓여 있기 때문에 그만큼 부담과 책임감도 무겁게 안고 있다. 그동안 현장에서의 경험을 살려 빠르게 팀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간절한 마음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겠다. 현재의 위기 극복을 넘어 구단이 꿈꾸는 비전 달성을 위해 모든 구성원들과 하나 되어 화합하고 노력하겠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대전은 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황선홍 감독 취임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황선홍 감독은 " 고향의 팀으로 돌아오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 다시 한번 선택해주신 구단 관계자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 절실한 마음으로 이 위기를 극복하고 대전하나시티즌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발휘하겠다"라며 4년 만에 대전으로 돌아온 소감으로 입을 뗐다.
이하 황선홍 대전하나시티즌 감독 일문일답.
-취임 소감.
대전하나시티즌 감독 황선홍입니다. 고향의 팀으로 돌아오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 다시 한번 선택해주신 구단 관계자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 절실한 마음으로 이 위기를 극복하고 대전하나시티즌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발휘하겠다.
-대전에 대한 평가 및 개선점.
물론 첫 경기부터 다 지켜보고, 근래 경기도 관찰했다. 기술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이겨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심리적으로 쫓기다 보니 불리한 결정이나 선택을 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아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는 게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
기술적으로 봤을 때에는 공을 어렵게 탈취한 후에 공격권을 빨리 넘겨주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부분들을 선수가 공유하고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4년 전에는 중도에 하차했다. 돌아온 감회가 다를 것 같은데.
고심을 많이 했다. 대전이 아니었다면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초대 감독으로서 상당히 아쉬운 부분들이 많았다. 항상 마음 속으로 응원하고, 함께 하고 싶었던 팀이었다. 지금 이렇게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 초대 감독으로서 위기를 넘기고 싶은 마음에 이 자리에 섰다. 대전이 창단 때 목표로 했던 탑 레벨의 팀이 될 수 있는 초석을 다질 기회라고 생각한다. 그 부분에 맞춰서 팀을 만들 계획이다.
-현재 대전 선수층 평가 및 이적시장을 통한 스쿼드 구상은.
시즌 중반이기 때문에 여러가지를 만족스럽게 할 수 없다.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격력이라고 생각한다. 공격 쪽에 파괴력 있는 선수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시즌 중반이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 전력강화팀과 소통을 해서 전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계획이다.
-강등 경쟁에 대한 각오 및 계약 기간은.
계약 기간에 대해서는 양측의 합의가 있어서 언급하기가 적절하지 않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강등권을 벗어나는 일이다. 목표에 대해서도 궁금할 것이고, 비전에 대해서도 궁금할 것 같은데 일단 일차적으로 강등권에서 벗어나 안정적으로 팀이 돌아가는 데 철저하게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다음의 목표는 그 이후에 말씀드리도록 하겠다. 지금은 선수들과 구단, 코칭 스태프들이 반드시 강등권에서 탈출해 안정을 찾는 게 최우선 목표다.
-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가 부담이 됐을 것 같은데 감독직 수락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귀국 인터뷰에서도 밝혔지만 성원해주신 팬들과 올림픽을 경험하지 못한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가슴 한켠이 쓰리고 아프고 착잡하다. 쓰러져 있을 것인지, 다시 일어날 것인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시점에서 나를 믿고 다시 도전하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다. 대전 팬들이 '싸울 건가, 포기할 건가'라는 걸개도 걸었다. 나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싸우겠다.
-A매치 휴식기 동안 중점적으로 보강할 부분은.
공격력은 사실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하지만 수비 조직이나 조직적인 부분들은 우리가 준비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현재 시스템으로 백3와 백4가 갈라져 있다. 시간이 부족하지만 우리가 계획하고 실행에 옮기려고 하는 것들을 점진적으로 해야 한다. 이를 휴식 기간부터 차근차근 하려고 생각 중이다. 가야 할 방향을 정하고 조직을 구성하는 게 첫 번째다.
-팬들의 부정적인 여론을 돌리는 게 중요할 것 같은데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어떤 의견인지 충분히 알고 있다. 우려하시는 부분들도 안다. 냉정하게 따지면 굉장히 힘든 시즌이 될 거라는 점을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다. 상황이 급하고 어렵지만 하나하나 차근차근 만들 생각이다.
많은 이야기보다 경기장 위에서 증명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나와 선수들을 믿고 성원해주시면 절대 실망시키지 않고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지켜봐주시고 응원 부탁드린다.
-대전의 이번 시즌 현실적인 순위 및 목표는.
1차적인 목표는 중위권 진입이다. 강등권을 벗어나는 게 1차적인 목표다. 순위를 말하기는 어렵다. 과정을 탄탄하게 해서 강등을 신경 쓰지 않고 다음을 준비할 수 있는 선이 올해의 목표가 될 것 같다.
-밖에서 봤을 때 대전에서 눈에 띄었던 선수가 있다면.
부상 선수들이 많은 가운데 어린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다소 시간은 걸리겠지만 그 선수들이 잘 성장해야 대전이 경쟁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이 자리에서 선수들에게 부탁하자면 어린 선수들이 조금 더 경기장에서 실패나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적으로 플레이하길 바란다. 선수들이 잘 인지하고 적극적인 마음가짐을 갖고 잘 해나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올림픽 예선 이후 어떻게 시간을 보냈는지,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이번 시즌이 끝날 때까지 지켜봐주시면 좋겠다. 올림픽 예선 이후에는 나도 축구인이기 때문에 쉬고 싶어도 눈이 TV와 K리그로 갔다. 쉬는 것보다 다른 게 더 좋았다. 재충전하는 시간을 충분히 보냈다. 에너지를 지금부터는 운동장 위에서 쏟도록 하겠다.
-4년 만에 달라진 대전에 대한 느낌 및 어떤 축구를 할 계획인지.
아직 덕암에 적응하지는 못했지만 그리 많이 변한 것 같지는 않다. 익숙하다. 시간이 지나면 안정될 것 같다.
축구적으로는 우리팀의 철학을 얘기하자면 위닝 멘탈리티를 기본으로 지배하고 주도하는 축구를 하고 싶다. 부연 설명을 드리자면 감독을 처음 시작했을 때 한국 축구가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다. 지금도 그렇다.
투박하고 확실치 않아도 조금 더 직선적이고 공간을 활용하는 축구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많았다. 그런 축구를 추구했다. 잘 될 때도 있었고 안 될 때도 있었다. 대표팀을 맡고 시간이 오래 흐르면서 여러가지를 고려했을 때 이제는 정확성을 생각하지 않으면 어려운 시대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환경, 날씨, 경기장 상태 등 여러가지 조건들이 있다.
팀 스쿼드에 따라 지배하고 주도하는 축구가 어려울 수 있다. 선수들이 수급되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대전은 지배하고 주도하는 축구로 가야 하지 않나 생각하고 이를 기반으로 팀을 만들 생각이다.
-축구에 대한 생각을 바꾸게 된 계기가 있다면.
시대의 흐름이 그렇다. U-23 대표팀과 A대표팀을 맡으면서 느끼는 부분이다. K리그는 잔디 상태나 여러가지가 아쉬운 부분들이 있다. 하지만 선수들과 교감을 했을 때 카타르에서 대회를 치르면 (환경 때문에) 행복하다는 이야기를 하더라. 축구는 앞으로 그렇게 변할 것이다. 때문에 공간 싸움이나 뛰는양이 많아지지 않으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그런 부분들이 발전해야 더 나아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앞으로 팀을 맡으면 그런 방향으로 가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성공과 실패를 겪었는데 대전으로 돌아온 게 감독 커리어에서 어떤 의미인지.
지도자는 안주도 없고, 100% 만족할 수도 없다고 생각한다. 끊임없이 목표를 향해 가는 것이고, 이기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여러가지 지금의 상황들은 이를 진행하는 과정이다. 지금도 과정 속에 있다. 나는 매 대회와 매 경기에서 이기고 우승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실패나 성공에 대해 마음속으로는 실망감이 있겠지만 얽매이고 싶지는 않다. 또 다른 도전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 이후 이번 감독직을 맡으면서 본인 커리어에 대한 생각도 많이 했는지.
아시안게임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감독은 언제나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임한다. 지금도 생각은 변함이 없다. 후회가 남지 않고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대전과 함께라면 나도 얼마든지 성공 신화를 쓸 수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사진=연합뉴스, 한국프로축구연맹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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