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속 용어]고국 온 백제의 미소, ‘금동관음보살 입상’

이은정 2024. 6. 5.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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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미소와 부드러운 곡선미가 돋보이는 보살상."

호암미술관의 불교 미술 기획전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금동 관음보살 입상'에 평가는 이렇게 요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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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미소와 부드러운 곡선미가 돋보이는 보살상."

'백제의 미소'로 알려진 '금동 관음보살 입상'(높이 26.7㎝). [사진제공 = 호암미술관]

호암미술관의 불교 미술 기획전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금동 관음보살 입상’에 평가는 이렇게 요약된다.

백제 시대 불교 유물 중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는 이 보살상은 7세기 중엽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1907년 충남 부여군 규암면 절터에서 우연히 2점이 발견된 후 한 점(국보 제293호)은 국립부여박물관에 소장 중이며 다른 한 점은 일본인 수집가 이치다 지로에 의해 일본으로 반출됐다. 해방 이후 자취를 알 수 없었으나 2018년 문화유산회복재단이 1970년대 이치다로부터 불상을 사들인 소장자와 연결되면서 화제가 됐다. 당시 국립중앙박물관이 42억원에 매입하려고 했지만 소장자가 150억원을 요구해 환수가 불발됐다. 이번 기획전에 전시된 작품이 바로 이 불상이다.

머리에 3면 보관을 쓰고 있는 쓴 관음보살로, 꼭 다문 입가에 보일 듯 말 듯 한 부드러운 미소가 잊히지 않는 불상이다. 26cm 크기로 금동상 중 중형에 속하는데 백제 지역에서 이 정도 크기의 금동입상의 유례가 많지 않아 더욱 귀한 작품으로 꼽힌다.

둥글고 통통한 앳된 얼굴의 보살은 얼핏 보면 어린아이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옆으로 긴 눈과 곧게 뻗어 내린 날렵한 콧날에서는 청년 같아 보이기도 한다. 가늘고 날씬한 신체는 비례와 균형이 잘 잡혀 자연스럽게 보이고 부드럽게 흘러내린 천의 자락에선 유연한 곡선미가 느껴진다.

제작 시기는 의자왕 (재위 641-660) 시대로 추정된다. 임영애 동국대 교수는 ‘백제 규암리 금동관음보살입상의 유전, 그리고 그 성격’ 논문에서 "국립부여박물관의 규암리 보살상은 X자형 영락 장식에 커다란 손을 지닌 반면 일본의 규암리 보살상은 2 줄의 U자형 천의에 적당한 크기의 손, 유연하게 몸을 구부린 진전된 양식을 갖췄다"며 "이는 수대 보살상에 초당 보살상의 특징이 더해진 것"이라며 의자왕 시대 작품으로 봤다. 백제 불교미술은 의자왕이 다스리던 7세기 중엽이 최고 절정기로 꼽힌다.

한편 호암미술관은 오는 16일까지 한국, 중국, 일본 3국의 불교미술에 담긴 여성들의 번뇌와 염원, 공헌에 초점을 맞춘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전을 개최한다. 전 세계 곳곳에 흩어진 불교 미술 걸작 92점을 한 자리에 모은 이번 전시는 여성과 동아시아 불교 간의 관계를 조명하는 세계 첫 기획전이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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