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자 셋 중 하나는 월급 적어졌다…나이 많을수록 더 그랬다
직장인 김모(55)씨는 대전의 한 은행에서 27년간 일하다 지난해 퇴직했다. 퇴직을 앞두고 일자리를 알아보다 중소 식품업체로 이직했다. 김씨는 “인생 2막을 빨리 열고 싶어 공백없이 이직했다”며 “월급은 은행보다 적지만, 일이 편하고 정년 없이 오래 다닐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직장을 옮긴 월급쟁이 3명 중 1명은 월급이 더 적은 곳으로 이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가 많을수록 이런 경향이 두드러졌다. 통계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세가 잦아들던 2022년 당시 상시 임금 근로자(일용직·특수직 제외) 중 이직자 415만9000명을 분석한 결과다.
5일 통계청 ‘2022년 일자리 이동통계’에 따르면 나이가 들수록 이직 시 임금 ‘다운 그레이드’를 감수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이직자 중 임금이 더 적은 곳으로 이직한 비중이 60대 이상(39.3%)에서 가장 컸다. 이어 50대(37.9%), 40대(34.4%), 30대(30.9%), 10~20대(29.4%) 순이었다.
이직한 전후로 월급이 감소한 폭은 25만원 미만(10.8%)이 가장 많았다. 이어 50만~100만원(6.9%), 25만~50만원(6.2%), 100만~200만원(5.2%), 200만원 이상(5.0%) 순이었다. 성별로는 남성(35.0%)이 여성(32.6%)보다 이직 시 임금이 줄어든 비중이 더 컸다.
이직이 가장 활발한 건 2030 청년층이었다. 임금 근로자 중 이직률은 10~20대(22.1%), 30대(16.6%)가 높았다. 10~20대의 경우 5명 중 1명꼴로 이직한 셈이다. 이어 60대 이상(14.7%), 40대(14.0%), 50대(14.4%) 순이었다. 한창 가정을 꾸려나가는 4050세대 이직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직 시 ‘월급쟁이’ 선호도가 높은 점도 두드러졌다. 임금 근로자는 이직하더라도 92.9%가 임금 근로자로 남았다. 하지만 자영업자 등 비(非)임금 근로자는 이직할 경우 85.8%가 임금 근로자로 바뀌었다.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이직 장벽’도 여전해 중소기업 이직자 중 대기업으로 이직한 비율은 12.0%에 그쳤다. 업종별 이직률은 건설(34.6%), 사업시설ㆍ지원(24.7%), 보건ㆍ사회복지(17.5%)에서 높았다.
김지은 통계청 행정통계과장은 “최근 5년 내 일자리 이동통계를 보면 일자리를 그대로 유지하는 비중이 꾸준히 줄고 있다”고 말했다. ‘평생직장’의 개념이 희미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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