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아프리카와 핵심광물 파트너십 구축…경제적 거리 좁혀야"(종합)

서소정 2024. 6. 5.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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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아프리카 비즈니스 서밋' 참석
"에너지 전환 위한 韓기업과의 협력 기대"
"ODA 수요 맞는 맞춤형 개발 협력 추진"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4 한-아프리카 비즈니스 서밋 개회식'에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5일 "아프리카 주요국과 '핵심광물 파트너십'을 구축, 복수국 간 협의체인 '핵심광물안보파트너십'(MSP)을 통해 상호 호혜적인 자원협력이 확대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최근 지정학적 리스크로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아프리카 역할이 주목받고 있는 만큼 광물 분야 협력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날 오전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4 한·아프리카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해 "교역과 투자를 획기적으로 늘려 한국과 아프리카의 경제적 거리를 좁혀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함께 만드는 미래: 동반 성장, 지속 가능성 그리고 연대'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는 한·아프리카의 경제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윤 대통령은 기조연설에서 "1961년 한국과 아프리카 6개국의 수교로 시작된 한·아프리카 협력이 올해로 63년째를 맞았다"며 "경제인의 기업가 정신이 한·아프리카 파트너십의 소중한 밑거름이 된 것"이라며 경제인 노고에 감사를 표했다.

특히 "저는 어제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서 국가와 국민을 부유하게 만들고자 하는 아프리카 지도자들의 강력한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면서 "기업들이 원활히 교역과 투자활동에 나설 수 있도록 경제동반자협정(EPA),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를 체결해 제도적 기반부터 다지겠다"고 밝혔다.

또 "기후변화 역시 모두가 당면한 문제로 기후변화 해결을 위한 원전·태양광·수소 등과 같은 무탄소에너지(CFE)로의 전환이 필수"라며 "에너지 전환을 위한 한국기업과의 협력이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작년 9월 유엔 총회에서 대한민국의 공적개발원조 확대를 약속했고, 올해 ODA 예산을 전년보다 30% 넘게 증액했다"며 "수원국의 수요에 맞는 맞춤형 개발 협력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어 "식량 자급에 어려움을 겪는 아프리카 국가에 수확량이 더 큰 벼 종자를 생산·보급하는 K-라이스벨트 사업이 대표적"이라며 "작년에 볍씨 2300톤을 수확했고, 2027년까지 수확량을 1만톤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윤 대통령은 "이번에 처음으로 열린 한·아프리카 정상회의가 실질 협력의 전환점이 될 것을 기대한다"면서 "한국과 아프리카가 함께 만들어가는 미래를 위해 저부터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韓, 아프리카에 이상적인 전략적 파트너 될 수 있어"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4 한-아프리카 비즈니스 서밋 개회식'에 참석해 아프리카연합(AU) 의장인 무함마드 울드 가주아니 모리타니아 대통령과 박수를 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공동 주재한 모하메드 울드 셰이크 엘 가즈아니 모리타니아 대통령은 "한·아프리카 비즈니스 회담은 특히 역사적인 한·아프리카 정상회의가 끝난 후 몇 시간 후에 개최된다는 점에서 양국 간 경제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나아가야 할 길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면서 "아프리카와 한국 간 무역 및 직접투자 규모가 꾸준히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은 아프리카가 가진 기회를 활용하기 위한 투자와 파트너십에 가장 이상적인 전략적 파트너가 될 수 있다"면서 "아프리카는 주요 분야에서 한국과의 관계를 강화하기를 바라며 아프리카에 대한 인프라 개발 지원, 무역 증진, 투자 장려, 기후변화 퇴치, 지속 가능한 개발 촉진 등을 목표로 하는 이니셔티브를 환영한다"고 했다.

이어 "한국 기업이 특히 산업화, 농업, 디지털 경제 등 주요 부문에서 아프리카 시장에 제공하는 기회를 포착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를 통해 우리는 포괄적이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는 모하메드 울드 셰이크 엘 가즈아니 아프리카연합(AU) 의장 겸 모리타니아 대통령, 알라산 와타라 코트디부아르 대통령 등 아프리카 정상들과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 웸켈레 케베츠웨 메네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AfCFTA) 사무총장 등 경제단체장을 비롯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한·아프리카 정부와 경제계 인사 400여명이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이, 대통령실에서는 장호진 국가안보실장, 박춘섭 경제수석, 김태효 안보1차장 등이 자리했다.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전략적 협력 기반 마련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4 한-아프리카 비즈니스 서밋 개회식'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총 48개에 달하는 아프리카 정상·대표가 참석해 성황을 이뤘던 이번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는 공급망, 경제, 안보 측면에서 한국과 아프리카가 처음으로 전략적 협력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한·아프리카간 상설 협의체인 '핵심광물 대화' 출범이 대표적이다. 한국은 광물 자원이 부족하지만 아프리카는 니켈, 크롬, 망간 등 미래 산업 핵심 원자재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미·중 갈등 심화로 각국의 '자원 무기화'가 심해지는 상황에서 아프리카로부터 안정적인 광물 공급망을 확보할 수 있다면 한국 전기차, 배터리 등 기업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14억 인구의 거대 시장을 지닌 아프리카 국가들과 경제동반자협정(EPA),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를 체결한 것도 성과로 꼽힌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시에라리온 정상 오찬을 시작으로 이날까지 총 25개의 정상회담을 잇따라 열면서 릴레이 회담에 나섰다. 전체 인구의 60%가 25세 이하로 '젊은' 아프리카는 구매력을 갖춘 중산층이 빠르게 성장 중이다. 이미 중국, 일본 등은 이같은 아프리카의 잠재력을 알아보고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윤 대통령이 아프리카에 대한 ODA 규모를 100억달러로 대폭 늘린 것도 아프리카 시장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앞으로 140억달러에 달하는 수출금융 지원을 통해 한국 기업의 아프리카 진출을 독려할 방침이다.

유엔 회원국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아프리카는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외교적 영향력을 키우는 데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지난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 사례에서 봤듯 아프리카를 비롯한 '글로벌 사우스'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는 중이다. 기존 4강 중심 외교에서 벗어나 글로벌 중추 국가로의 도약을 추진 중인 한국으로선 아프리카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특히 정부는 아프리카와의 외교 협력이 유엔 대북제재 결의 이행과 한반도 비핵화 달성 등 북한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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