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머가 만든 8% 급락…"IP가 핵심인 탓" [백브리핑]
핵심 IP 관련 부정적 루머가 주 원인
"IP 훼손 시 주가 급락 가능성 있다"
[한국경제TV 김동하 기자]
<앵커>
다음 이슈로 넘어가겠습니다. 오랜만에 엔터주 이야기를 가져오셨습니다.
최근 들어서면서 엔터주가 조금씩 반등에 나서는 모습이긴 했습니다만, 어제 사실은 에스엠의 주가가 장 후반 들어서면서 급격하게 하락했습니다.
이 부분 먼저 짚어주시죠.
<기자>
어제 SM엔터테인먼트의 주가가 급락했습니다.
장 초반 전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던 주가는 장 중 9만 900원까지 오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오후 3시경 올해 들어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하며 10% 가까이 주가가 내려앉았는데요.
오늘 들어서면서 회사의 주가는 2% 넘게 상승하며 반등에 나섰지만 여전히 어제의 주가 하락분을 만회하지 못하는 모양새입니다.
<앵커>
시가총액이 작은 기업도 아니고 1조가 넘는 기업이 장을 마치기 30분 전에 갑자기 주가가 급락했다는 건 사실 특정한 요인이 작용한 게 아니면 설명하기가 어렵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에스엠 주가 하락의 요인을 무엇이라고 설명하나요?
<기자>
네 맞습니다. 일단, 증권가에서는 갑작스러운 주가 하락과 관련해서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지난달 28일 하이브 측에서 에스엠의 일부 지분을 처분한 바 있는데 이 소식이 어제 공시가 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에스엠의 블록딜 공시가 장 마감 후 나왔던 터라 주가 급락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인데요.
오히려 오후 3시경 증권가를 떠돌기 시작한 에스엠의 핵심 IP 훼손 루머가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설명입니다.
어제 오후부터 인터넷 게시판과 트위터를 통해 에스엠 소속 그룹의 일부 멤버와 관련된 부정적인 루머가 생성되기 시작했는데요.
사실 진위 여부와 상관없이 빠르게 루머가 퍼져 나갔고 종목토론방 등에서도 해당 이야기가 오고 가면서 주가 하락을 부추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사실 이러한 루머 하나만으로 주가가 급락한다는 게 이해가 쉽게 되지는 않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이러한 점이 엔터주의 특성이라고 보고 있다고요?
<기자>
네 맞습니다. 엔터주의 경우 특정한 상품이나 부동산 등을 바탕으로 주가가 매겨지지 않습니다. 대신 IP(지식재산권)로 분류되는 소속 아티스트의 영향을 크게 받는데요.
애초에 사업 자체가 온전히 IP에 의존해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IP의 훼손이 주가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겁니다.
실제로 에스엠의 경우 카리나 열애설 공개 당시, 당일에만 시가총액 700억 원 가까이 증발했습니다.
또,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은 하이브와 민희진의 갈등 과정에서 뉴진스라는 주요 IP의 추후 향방에 대한 의문이 생기면서 한 달 동안 하이브는 시총 1조 원을 반납해야 했는데요. 이처럼 최근 들어 엔터업계 안에서 IP의 훼손이 급격한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다수 발생하고 있습니다.
<앵커>
결국 이번 급락 사태 이후 엔터주의 향방과 에스엠 주가 향방이 가장 궁금할 것 같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일단 에스엠은 이번 논란에 대해 직접 진화에 나섰습니다. "전혀 사실이 아니며, 이는 아티스트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범죄 행위"라고 밝힌겁니다. 이어 회사 측은 "다수의 게시물에 대한 충분한 자료를 수집해 선처나 합의없이 법적으로 처벌받도록 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에스엠 측에서 발빠르게 대응에 나서긴 했지만 IP의 훼손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악의적인 캡쳐본과 사진들이 인터넷을 통해 여전히 떠돌고 있기 때문인데요.
증권가에서 올해 하반기부터 음원 성장세를 바탕으로 한 엔터업계의 회복을 내다봤지만 에스엠의 핵심 IP가 일부 훼손되면서 기존의 장밋빛 전망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질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과거 에스파가 열애설이라는 핵심 IP의 손상 이후에도 결별-성공적인 컴백 루트가 이어지면서 다시금 에스엠의 주가가 반등에 나선 것처럼 결국 앞으로 회사에서 어떻게 대응하고 나설지가 더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이번 경우와 같이 IP의 훼손이나 물의 등으로 엔터주는 쉽게 급등락을 오가는 만큼 투자에 다소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동하 기자 hdk@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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