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의 감동적 생환기…광주대, 서영대 품에 안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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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지역 대학생들이 버림받은 길고양이를 내쫓지 않고 캠퍼스에서 가족처럼 돌봐 눈길을 끌고 있다.
광주대 호심미술관은 5일 "주얼리디자인전공 학생들이 길고양이와의 우연한 만남을 계기로 한 이색 전시회를 열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광주대와 승용차로 20여분 거리인 서영대에서도 길고양이 '줄냥이'의 애절한 사연이 꽃피었다.
서영대 재학생과 주변 상인들이 힘을 합쳐 교통사고로 생사의 갈림길에 선 길고양이 '줄냥이'의 생명을 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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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대 1000여만원 수술비
광주지역 대학생들이 버림받은 길고양이를 내쫓지 않고 가족처럼 보살피고 있다. 길고양이를 따뜻하게 캠퍼스에 품은 대학생들의 사연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광주대 호심미술관은 5일 “주얼리디자인전공 학생들이 길고양이와의 우연한 만남을 계기로 이색 전시회를 열고 있다”고 밝혔다. 길고양이를 보석디자인 소재로 삼아 3일 개막한 전시회 ‘모루전(MORU展’이다.
정처 없이 길을 헤매던 길고양이 ‘모루’와 광주대가 이어진 것은 2022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대학 극기관 1층 금속공예실 실습실을 배고픈 길고양이 한 마리가 우연히 찾은 것이다.
때마침 실습 중이던 학생들은 제법 쌀쌀해진 날씨 속에 ‘낯선 방문자’를 박정하게 내쫓지 않았다.
이들은 빼꼼히 얼굴을 내민 길고양이를 너나없이 돌봐주기 시작했다. 금속 판재를 성형할 때 쓰는 공구인 ‘모루’라는 이름까지 붙여줬다. 과거 대장간에서 달군 쇠를 두드릴 때 받침으로 사용하던 모루에 착안한 작명(作名)이다.
이후 자발적으로 번갈아 사료를 먹이는 등 고양이 집사를 자청해 1년 6개월여 넘는 지금까지 동고동락하고 있다.
거처가 정해진 모루는 드넓은 잔디가 깔린 캠퍼스를 자유자재로 거닐며 광주대의 어엇한 구성원이 되었다. 날마다 학생, 교직원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면서 추억을 쌓는 중이다.
학생들은 지난해 겨울 초입인 11월에는 1주년 생일 파티를 열어주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반려동물과 집사를 모티브로 한 기획전시회 ‘모루전(MORU展’을 열어보자고 의기투합했다. 모루가 주인공이 된 전시회에는 주얼리디자인전공 교수진과 졸업생, 재학생 22명이 참여해 저마다 작품을 내놓았다.
그동안 캠퍼스 곳곳에서 모루와 유대해온 재학생 20명도 힘을 보탰다.
광주대 학생들은 “불쌍한 길고양이를 보고 마음이 아파 그냥 두고 볼 수 없었는데 어느덧 동물을 좋아하는 학생뿐 아니라 다른 교직원들도 가까워져 ‘마스코트’처럼 여겨진다”는 반응이다.
앞서 광주대와 승용차로 20여분 거리인 서영대에서도 길고양이 ‘줄냥이’의 애절한 사연이 꽃피었다.
서영대 재학생과 주변 상인들이 힘을 합쳐 교통사고로 생사의 갈림길에 선 길고양이의 생명을 구한 것이다.
얼룩 줄무늬가 뚜렷한 고양이라는 뜻에서 ‘줄냥이’로 불리게 된 길고양이가 캠퍼스 정문 교차로에서 중상을 입은 것은 지난해 4월.
재빠른 걸음걸이로 교차로를 건너려던 길고양이는 미니버스에 치여 아래턱이 골절되고 안구가 돌출되는 중상을 당했다.
이 사고현장을 목격한 이 대학 학생과 경비원, 상가 상인들은 직후 SNS를 활용해 기적적으로 수술비 1000여만원을 모았다.
십시일반 성금을 내고 자칫 ‘무지개 다리’를 건너려던 줄냥이가 동물병원에서 수술을 받도록 주선했다.
적게는 1000원에서 많게는 30만원까지 사흘 만에 700여명이 흔쾌히 쌈짓돈을 털어 응급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줄냥이의 처지를 안타깝게 여긴 동물병원 측은 이례적으로 수술비 절반을 깎아주기도 했다.
재학생 등의 간절한 기도 속에 5~6시간의 큰 수술을 받고 건강을 회복한 줄냥이는 이후 서영대 호텔조리제빵과에 재학중인 학생 가정에 입양돼 평온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국내에서는 전체 인구의 20%가 넘는 1300만명이 고양이와 개 등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로 인해 반려동물의 삶을 위한 동물용품 관련 산업의 성장과 대학 내 학과 개설이 잇따르고 있다.
광주대 역시 반려동물 산업에 종사할 전문인력 육성을 위해 반려동물보건산업학과를 신설한다. 올해 수시부터 신입생을 모집한다. 대학 측은 해당 학과 첫 입학생 전원에게 1학기 등록금 전액을 면제하기로 했다.
광주대 기획처 직원 장정현(30)씨는 “버려진 생명을 모른척 하지 않고 돌보는 재학생들이 참 대견하다”며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지혜를 ‘모루’를 통해 다시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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