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 낳고 우울증…남편은 '정신병자'라며 이혼 요구"

고기정 2024. 6. 5.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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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박 육아한 아내에게 폭언한 남편
이혼 고민하자 "양육권은 못 준다"
우울증이 소송서 불리한 요소 작용?
"단순 우울증으로는 불리하지 않아"

아이 셋을 독박 육아하며 워킹맘(Working mom·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여성)으로 일하던 아내가 산후우울증에 걸리자 '정신병자' 등의 폭언을 한 남편과의 이혼을 고려 중이라는 사연이 알려졌다.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는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4일 YTN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는 결혼 10년 차를 맞은 아내 A씨의 사연을 보도했다. A씨는 "우리는 공무원 부부인데 여덟살, 다섯살, 두살 짜리 딸만 셋을 뒀다"며 "남편이 딸을 셋 키우면서 육아와 살림을 일절 도와주지 않았다"고 운을 뗐다.

A씨는 "원래는 둘만 낳으려고 했는데 예정에 없던 셋째 임신을 하게 됐다"며 "남편이 육아와 살림에 거의 참여하지 않는 편이기에 셋째에는 미안하지만 아이 셋은 도저히 감당이 안 될 것 같아 낳지 않으려 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임신 소식을 들은 시어머니가 '아이는 내가 봐줄 테니 일단 낳으라'고 호언장담하셔서 셋째를 낳았다. 그런데 막상 아이가 태어나자 시어머니는 '내가 언제 그런 약속을 했냐'며 모른 척하신다"며 "결국 제가 육아휴직을 써서 아이 셋을 혼자 양육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혼자만 하는 육아에 나날이 지쳐갔다는 A씨는 "아이 두 명까지는 어떻게든 버텼지만 셋째까지 맡게 되자 우울증에 걸렸다"며 "남편과 다투는 일도 잦아졌는데, 남편이 제가 먹는 정신과 약을 보고선 육아와 가사 문제로 다툴 때마다 저를 정신병자로 몰아간다"고 주장했다. 이어 "너무 지친 제가 이혼 얘기를 꺼내자, 남편은 '정신병자에게 아이를 맡길 수 없다. 양육권을 뺏겠다'며 이혼 소송을 제기하면 정신감정 신청을 하고 법원에서 정신병을 밝히겠다고 협박했다"며 "남편과 계속 살다가는 힘들어서 죽을 것 같은데 이혼소송에서 제 우울증이 불리한 요소로 작용해 아이들 양육권을 뺏길까 봐 두렵다"고 호소했다.

해당 사연을 들은 이경하 변호사(법무법인 신세계로)는 "우울증으로 배우자나 아이들에게 폭력 등의 문제 행동을 보인다면 양육자로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될 수 있지만, 단순 우울증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불리해지지는 않는다"며 "친권, 양육권자에 대한 판단 기준에서는 자녀들의 양육을 누가 주로 해왔는지, 자녀들과 애착 관계가 잘 형성된 사람이 누구인지가 중요한 요소다. 남편이 이혼소송에서 정신감정 신청을 한다 해도 A씨의 우울증이 아이들에 대한 폭력으로 이어져 양육자로서 적합하지 않은 사정에 해당한다는 것을 충분히 소명하지 않는 이상 재판부에서 받아들여지기 어렵다"고 조언했다.

■ 우울증 예방·치료법1. 우울증의 정의

- 우울증(우울장애)은 의욕 저하와 우울감을 주요 증상으로 하여 다양한 인지 및 정신 신체적 증상을 일으켜 일상 기능의 저하를 가져오는 질환을 말한다.

- 우울장애는 평생 유병율이 15%, 특히 여자에서는 25% 정도에 이른다.

- 감정, 생각, 신체상태, 행동 등에 변화를 일으키는 심각한 질환이다.

2. 원인

- 분명한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 다른 정신 질환과 같이 생화학적, 유전적, 환경적 요인이 우울증을 야기할 수 있다.

3. 치료

- 약물 치료와 더불어 정신치료적 접근을 함께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 방법이다.

- 전기경련 요법과 광선 치료 등이 활용되고 있다.

- 최근에는 rTMS 치료가 효과가 있음이 연구에서 보고되고 있다.

- 항우울제는 일반적으로 효능이 수일에서 수주에 걸쳐 나타나므로 최소 4~6주 정도는 복용을 해보아야 약물의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 정신과 전문의와의 치료적 신뢰 관계 하에서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치료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

- 증상이 좋아진 후 약물 유지 요법이 재발 방지를 위해 중요하다.

- 최소 6개월 이상의 유지 요법이 권장된다.

- 술이나 담배, 불법적 약물 등은 우울 증상을 악화시키므로 피해야 한다.

4. 예방방법

- 입증된 예방법은 없다.

- 스트레스 조절, 위기의 시간에 교우 관계, 사회적 지지 등이 도움될 수 있다.

- 가장 중요한 것은 악화되기 전 초기 증상 때 치료를 받는 것이다.

고기정 인턴 rhrlwjd031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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