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은퇴 재무 설계가 어려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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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크 관리의 관점에서 은퇴 재무 설계의 난이도는 최상위에 속한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흔히 변동성 리스크로 표현되는 투자 리스크는 다양한 투자 대상과 시점에 분산투자하는 방법으로 어느 정도 관리할 수 있다.
변동성 관리에 더해 장수리스크와 시퀀스리스크가 더해진다.
전통적인 리스크 관리 방법에 더해 장수리스크와 시퀀스리스크를 함께 고려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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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 인출·운용 전략 동시에 세워야
보험 통해 건강상 비용 대비도 필요
리스크 관리의 관점에서 은퇴 재무 설계의 난이도는 최상위에 속한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흔히 변동성 리스크로 표현되는 투자 리스크는 다양한 투자 대상과 시점에 분산투자하는 방법으로 어느 정도 관리할 수 있다. 낮은 가격에 매입해서 안전마진을 확보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은퇴 재무 설계에서는 사정이 복잡하다. 변동성 관리에 더해 장수리스크와 시퀀스리스크가 더해진다.
이젠 보편화된 용어인 장수리스크는 오래 살기 때문에 발생하는 리스크다. 경제적으로 장수리스크는 더 큰 비용을 뜻한다. 오래 살면 그 기간 생활비도 필요하고, 후기 고령기(75세 이후)로 갈수록 건강도 악화하는 경우가 많다. 더 중요한 건 현금흐름이 마르지 않고 사망 시점까지 확보되어야 은퇴 파산을 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시퀀스리스크를 직접 번역하면 ‘수익률 순서리스크’라고 할 수 있다. A는 투자 수익률이 3년 동안 +27%, +7%, -13%, B는 ?13%, +7%, 27%의 수익률을 거두었다고 가정해 보자. A와 B는 순서만 바뀌었을 뿐 3년 연평균 수익률은 7%로 같다. 문제는 인출할 할 때 생긴다. 퇴직 시점에 27%의 수익률을 거둔 상태에서 인출하는 것과 13%의 손실을 기록한 상태에서 인출하는 것 사이에는 엄청난 격차가 있다. 단지 첫해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 향후 상당 기간 은퇴 자금에 영향을 미친다. 전문가들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퇴직 후 10년 후 자산운용이 노후 생활 전반을 좌우한다고 한다. 10년의 운용이 노후 인생을 결정한다.
은퇴 재무 설계가 까다로운 것은 수명이 길어지면서 인출과 운용을 동시에 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60세에 은퇴하고 90세까지 산다면 30년간 돈을 인출하면서 투자도 해야 한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재무 설계는 60세 시점까지 필요 노후 자금을 모아 놓고 그 이후에 그 돈을 인출해서 산다는 것을 전제로 했다. 그러나 수명이 길어지면서 전통적인 재무 설계는 더 설 자리를 잃게 되었다. 이제는 인출과 운용이라는 과제를 한꺼번에 수행해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먼저 개인들은 수명이 길어지면서 발생하는 리스크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전통적인 리스크 관리 방법에 더해 장수리스크와 시퀀스리스크를 함께 고려해야만 한다. 이를 위해 적절한 보험을 통한 건강상의 비용을 헤지하고 현금흐름이 나오는 다양한 자산을 조합해 장수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 인출 전략도 세워야 한다. 하지만 이런 일을 완벽하게 해낼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국가나 연금을 관리하는 금융회사가 나서야 한다. 금융회사들도 단순히 고객 자금을 유치하는 차원에만 머무르지 말고 교육과 콘텐츠, 더 나이가 소프트웨어를 제공해야 한다. 다양한 전략을 통해 장수 리스크를 헤지할 수 있는 컨설팅 서비스도 필요하다.
한 가지 상품이나 자산만으로 장수리스크와 시퀀스리스크를 대비하기란 쉽지 않다. 인플레이션 상승률을 고려해 사망 시점까지 연금을 지급하는 공적 연금만이 이 두 가지 리스크로부터 완전히 벗어나 있다. 하지만 공적연금만으로 노후생활비를 조달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소득 대체율이 낮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퇴직연금, 사적연금 그리고 기존에 보유한 자산을 활용해 셀프연금을 만들어 현금흐름을 창출해야 한다. 국가와 금융회사들은 국민들이 오래 사는 위험에 대비해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을 높이는 데 교육 등 각종 자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때이다.
이상건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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