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시민권 없는 입양아 출신 구제 법안 발의…"절반이 한인"

김상진 2024. 6. 5.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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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입양됐지만 성인이 된 이후에도 시민권 없이 살아가는 입양인들을 구제하기 위한 법안이 4일(현지시간) 미 의회에서 발의됐다. 이날 마지 히로노(민주·하와이), 수전 콜린스(공화·메인) 상원의원과 아담 스미스(민주·워싱턴), 돈 베이컨(공화·네브래스카) 하원의원 등이 공동 발의한 ‘입양인 시민권 법안(Adoptee Citizenship Act)’이다.

지난 2000년 18세 미만 입양인과 미래 입양인을 대상으로 ‘아동 시민권법’이 시행되면서 입양아는 별도의 귀화 신청 없이도 시민권을 부여하기 시작했다. 이법 법안은 1945~98년 사이 입양돼 아동 시민권법 시행 당시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 4만9000여명을 구제하는 내용을 담았다. 한인 단체에 따르면 이들 중 절반 정도가 한인 입양아들이다.

2021년 개봉한 미국 독립영화 '푸른 호수'는 2000년 아동 시민권법에서 소급 적용이 안 돼 추방 위기에 놓인 한인 입양인의 현실을 다뤘다. 사진 부산국제영화제


법안을 공동 발의한 스미스 하원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자신의 잘못 없이 어렸을 때 미국에 입양됐지만, 법의 공백으로 시민권을 받지 못한 사람이 수만 명에 이른다”며 “우리는 이 법안을 통과시켜 입양인들이 고향이라고 부르는 곳에서 시민권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법안은 상·하 양원에서 초당적으로 입법을 추진했단 의미도 있다. 이와 관련, 콜린스 상원의원은 “우리의 초당적 법안은 현행법의 허점을 해결하고 이들이 마침내 미국 시민으로서 정당한 지위를 획득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최대 규모의 한인 유권자 단체인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는 이날 성명을 통해 “한인 입양인들은 (이번 법안의)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그룹 중 하나”라며 “가족의 가치와 동정심에 기반한 이 상식적인 법안은 서류상으론 미국인과 똑같은 입양인들이 겪는 불필요한 고통을 종식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지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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