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에 출소합니다" 인천 초등생 살해범이 쓴 인생계획
8살 여아를 자신의 집으로 유인해 살해한 뒤 시신 훼손까지 한 이른바 '인천 초등생 살해 사건'의 주범 김모(25)양의 옥중 편지가 공개됐다. 징역 20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김양은 편지에서 30대에 출소한 뒤 학업을 이어가는 등의 계획을 밝혔다.
지난 2일 방송된 MBC '그녀가 죽였다'에서는 김양이 제작진에게 보낸 자필 편지가 공개됐다. 김양은 "제가 제 서사를 갖게 되고 목소리를 내는 것이 과연 옳은가 하는 고민 탓에 답장이 늦어졌다"며 말문을 열었다.
김양은 지난 2017년 인천 연수구의 한 공원에서 만난 초등학생 A양(당시 8세)을 자신의 집으로 유인해 데려간 뒤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했다. 살인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양은 1심과 2심에서 미성년자 최대형인 징역 20년을 선고받았으며, 2018년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다.
당시 김양을 도와 범행을 계획하고 피해자의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은 박모(27)씨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항소심은 박씨가 김양과 살인을 공모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살인 방조 혐의만 적용해 징역 13년으로 감형했고, 대법원도 이를 받아들였다. 김양과 박씨가 가석방 받지 않고 만기출소할 경우 각각 30대인 2037년, 2030년에 출소할 예정이다.
이날 김양은 편지에서 "이젠 제가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집중하기로 했다"며 "제가 출소한 뒤 어떤 삶을 살게 될지는 아직 계획도 없고 시기상조라 생각하지만 학업을 좀 더 이어간 뒤 이를 발판삼아 타인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은 소망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곳에서 하는 여러 가지 공부들이 그 밑거름이 되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언젠가는 제가 작은 빛이 되어 그늘진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비춰주고 싶다"며 "그 사람들이 후회할 만한 선택을 하지 않아도 괜찮도록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꿈꾸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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