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제, 두께 2mm 얇은 시계로 브랜드 탄생 150주년 축배를 들다 [더 하이엔드]

이현상 2024. 6. 5.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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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시계 특집 ⑤ 피아제
창립 150주년 맞아 특별한 시계들 공개
두께 2㎜ 플라잉 투르비용 탑재 모델부터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피아제 폴로까지

1874년 시작, 스위스를 대표하는 파인 워치 & 하이 주얼리 브랜드 피아제가 올해 창립 150주년이 됐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브랜드는 워치스앤원더스 제네바 시계 박람회에서 특별한 시계 여러 점을 공개했다.

피아제 알티플라노 울티메이트 컨셉 투르비용 워치. [사진 피아제]


중력을 상쇄하는 부품인 플라잉 투르비용을 탑재하고도 케이스 두께가 2㎜에 불과한 ‘알티플라노 울티메이트 컨셉 투르비용’을 내세운 가운데, 1979년 출시 당시 케이스부터 브레이슬릿까지 골드로 만들어 고급 스포츠 워치의 새 기준을 제시한 바 있는 피아제 폴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남녀 모델 각각 300점 생산하는 ‘피아제 폴로 데이트’ 컬렉션 역시 150주년을 기념한다. 이 시계들은 파인 워치 제작을 향한 피아제의 쉼 없는 여정을 상징하는 동시에 브랜드가 가진 기술력을 보여준다.

알티플라노 울티메이트 컨셉 투르비용
초박형 시계 제작을 향한 피아제의 열정은 19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시작은 두께 2㎜에 불과한 수동 칼리버 9P(1957년)로 당시 세계에서 가장 얇은 무브먼트 기록을 세웠다. 3년 뒤 1960년엔 자동 무브먼트 12P로 다시 한번 업계에 화제를 몰고 왔다. 동력을 공급하는 로터를 얹고도 2.3㎜에 불과한 두께 때문이었다. 이는 피아제가 초박형 시계 제작의 선봉장이 된 계기이기도 했다. 지금 소개하는 ‘알티플라노 울티메이트 컨셉 투르비용 워치’는 초박형 시계의 계보를 잇는 모델이다. 주목할 점은 무브먼트를 포함한 시계 전체 두께가 2㎜란 사실이다.

1960년에 발표한 두께 2.3mm의 오토매틱 칼리버 12P와 이 무브먼트를 탑재한 시계를 소개하는 피아제 광고 캠페인 사진. [사진 피아제]


6년 전 피아제는 같은 두께의 ‘알티플라노 울티메이트 컨셉 워치’를 선보였다. 케이스 뒷면을 무브먼트 부품 조립 공간인 메인 플레이트로 활용한 것이 신의 한 수였다. 보통 층을 이루는 부품도 펼쳐 배열했다. 이를테면 시곗바늘이 회전하는 다이얼 옆에 밸런스 휠과 배럴(태엽통)이 평행하게 놓이는 방식이다. 하나부터 열까지 전통적 시계 제작 방식을 뒤엎는 과정이다.

알티플라노 울티메이트 컨셉 투르비용 워치 조립 과정. [사진 피아제]
케이스가 스트랩보다 얇아 보인다. [사진 피아제]


올해 선보인 시계엔 플라잉 투르비용 케이지를 더했다. 투르비용은 시계 정확도를 해치는 중력으로부터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로 이를 탑재하면 시계가 두꺼워질 수 밖에 없다. 이에 피아제는 케이지 상단의 브리지를 없애고 케이지 가장자리에 볼 베어링을 더해 두께 1.49㎜ 공간에 투르비용을 채워 넣는 데 성공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투르비용을 더하면 에너지 소비 25% 정도 늘어나는데, 동력을 전달하는 메인스프링(태엽)을 새로 만들어 6년 전 제품과 같은 40시간 파워리저브 성능을 이어간다.

투르비용을 탑재하고도 케이스의 두께가 2mm에 불과하다. [사진 피아제]


단단하고 충격에 강한 코발트 합금 소재로 제작한 케이스 지름은 41.5㎜다. 20m 방수 기능도 넣었다. 이 정도 두께에 방수 성능을 넣긴 여간 쉽지 않다. 시계를 옆에서 보면 케이스보다 되레 스트랩이 두꺼워 보인다. 브랜드 탄생 150주년을 기념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기함이 탄생했다.

알티플라노 울티메이트 컨셉 투르비용 워치의 스케치. [사진 피아제]

피아제 폴로 79
피아제를 이끈 창립자 4대손이자 현재 명예 회장 이브 피아제는 1970년대 후반이 되자 대중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라 새로운 시계 개발에 착수한다. 이미 우아한 디자인의 드레스 워치로 정평이 난 피아제였지만 스포티 무드를 갖춘 시계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탄생한 제품이 ‘피아제 폴로’다. 방수 기능과 내충격성이 특징으로, 스포츠 시계지만 케이스부터 브레이슬릿까지 모두 옐로 골드를 썼다. 이는 1970년대 초, 스위스 고급 시계 브랜드에서 나온 대다수 스포츠 시계를 스틸로 만든 것을 비교해 봤을 때 확실히 남다른 전략이었다. 물론 시계는 1979년 출시 이후 금세 상류층 시계 애호가의 사랑을 받는다. 이러한 피아제 폴로가 45년이 지난 지금 브랜드 창립 150주년을 기념해 ‘피아제 폴로 79’라는 이름으로 다시 세상에 나왔다.

피아제 폴로 79 워치. [사진 피아제]


새로 선보이는 시계 디자인은 초기작과 큰 차이가 없다. 반짝이는 폴리싱 가공 가드룬 장식과 금속의 결을 살린 브러싱 가공 블록 링크가 교대로 이어지는 구조는 다이얼·케이스·브레이슬릿까지 그대로 이어져 통일감을 준다. 단지 오리지널 모델보다 케이스의 크기를 38㎜로 키웠을 뿐이다. 무브먼트에는 변화가 있다. 오리지널 모델이 배터리로 구동되는 쿼츠 방식인 것에 반해 새 버전엔 피아제의 초박형 자동 칼리버 1200P1을 탑재했다. 두께 2.35㎜에 불과한 피아제를 대표하는 초박형 무브먼트다.

피아제 폴로 79의 백케이스와 빈티지 광고 캠페인 사진. [사진 피아제]


피아제 폴로 데이트 150주년 기념 에디션
시·분·초와 날짜로 이뤄진 간결한 구성의 150주년 기념 컬렉션이다. 지름 42㎜의 남성용과 베젤과 인덱스에 총 96개의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지름 36㎜의 여성용 버전을 각각 선보여 커플 워치로도 좋다.

지름 42mm와 36mm로 선보이는 피아제 폴로 데이트 150주년 기념 모델. [사진 피아제]


다이얼 12시 방향 로고 아래에 창립 연도 ‘1874’를 새기고 초침 끝에 ‘150’ 숫자 장식을 더해 기념 모델임을 알리는 한편, 스트라이프 패턴 다이얼로 오리지널 폴로 워치를 연상시킨다. 두 모델 모두 스틸로 케이스를 만들고 러버 스트랩을 장착해 폴로 컬렉션 고유의 스포티 무드를 이어간다.

남녀 커플 워치로 제안하는 150주년 기념 모델, 피아제 폴로 데이트. [사진 피아제]

이현상 기자 lee.hyunsa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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