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다이버 워치의 아버지... 블랑팡 피프티 패덤즈의 계속되는 진화 [더 하이엔드]
피프티 패덤즈 오토매틱 신모델 공개
2007년 이후 45㎜였던 지름 42㎜로
레드골드, 23등급 티타늄 두 가지 소재
지난해 탄생 70주년을 맞은 ‘피프티 패덤즈(FIFTY FATHOMS)’. 블랑팡은 올해에도 이 정통 다이버 워치의 추가 모델을 공개하며 유구한 역사를 이어간다. 레드 골드와 티타늄으로 견고하게 만든 42㎜ 버전이 주인공이다.
70여 년의 긴 역사를 간직한 피프티 패덤즈
1953년에 탄생한 피프티패덤즈는 워치 메이킹 역사에 전환점을 찍은 모델 중 하나다. 남은 다이빙 시간을 잴 수 있는 단방향 회전 베젤, 케이스로 물이 들어가지 않게 이중 밀폐 처리한 크라운 등 현재 다이빙 워치의 표준이 된 여러 장치를 도입한 시계이기 때문이다. 어두운 데에서 쉽게 시간을 볼 수 있는 야광 인덱스, 당시로는 쉽게 도전할 수 없던 100m 가량의 방수 성능도 갖췄다.
탄생 배경도 흥미롭다. 1950년대 초 블랑팡을 이끈 장-자크 피슈테르는 다이빙 중 산소 부족으로 목숨을 잃을 뻔했다. 산소통에 남은 공기량을 알 수 없어서였다. 아찔한 경험에서 살아 돌아온 그는 바로 시계 제작에 돌입한다. 그렇게 세상 빛을 본 시계가 바로 피프티패덤즈다.
21세기 들어 블랑팡은 피프티 패덤즈를 다시 한번 열풍의 주역으로 만들었다. 현재 블랑팡의 회장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A.하이예크가 전면에 나섰다. 다이빙 애호가인 그는 2007년 케이스 지름 45㎜의 피프티패덤즈 오토매틱 모델을 발표한다. 1953년의 오리지널 모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모델로, 옛 디자인 코드는 유지하되 성능 향상을 이끌었다. 다이빙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와 시계 성능을 무기 삼은 덕에 큰 성공을 거둔다.
자체 제작한 무브먼트인 칼리버 1315도 탑재됐다. 3개의 배럴(태엽통)을 직렬 형태로 두어 5일의 긴 파워리저브를 제공하는 시계의 심장이다. 참고로 이 무브먼트는 지금도 블랑팡의 대표 심장으로 활약한다. 지난해 피프티패덤즈 탄생 70주년을 기념해 선보인 한정 모델 액트(Act) 1에도 탑재됐다.
현재 피프티 패덤즈는 대표 모델인 오토매틱을 비롯해 투르비용, 컴플리트 캘린더, 플라이백 크로노그래프 등 여러 기능을 갖춘 모델로 선보인다. 2013년부터는 오리지널 모델을 좀 더 모던하게 바꾼 피프티 패덤즈 바티스카프 라인업도 함께 선보인다.
피프티 패덤즈 오토매틱 42㎜
그간 피프티 패덤즈 오토매틱의 크기는 2007년 리뉴얼 작업을 거친 이후 줄곧 지름 45㎜였다. 올해 블랑팡은 무려 지름을 3㎜ 줄인 제품을 추가로 선보인다. 그 덕에 손목이 비교적 가는 사람도 이 컬렉션을 손목에 찰 수 있게 됐다. 두께도 14.3㎜로 종전보다 1.1㎜ 줄었다. 큰 차이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작고 정교한 부품으로 이뤄진 시계 분야에서는 엄청난 변화다. 손목 위에 얹었을 때 그 차이를 더욱 잘 알 수 있다.
케이스 소재는 우아한 금빛을 발산하는 레드 골드와 스포티한 느낌을 주는 23등급 티타늄 소재 두 가지다. 23등급 티타늄은 시계에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2 또는 5등급보다 부식에 강하고 강도도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볍고 피부에 자극이 적은 것도 이 소재의 장점이다. 피프티 패덤즈의 도드라진 디자인 코드인 단방향 회전 베젤은 돔형 사파이어 크리스털로 만들었다. 다이빙 중 남은 시간을 확인할 수 있게 고안한 장치인 만큼 눈금은 특수 야광 물질인 슈퍼 루미노바로 코팅처리 했다. 다이얼 위의 인덱스와 시곗바늘도 마찬가지다.
시계의 심장은 2007년 선보인 모델과 같은 칼리버 1315다. 설계부터 생산·조립·조정 모두 블랑팡의 손을 거쳐 완성됐다. 자성에 영향을 받지 않는 실리콘 소재 밸런스 스프링을 사용했다. 스톱 세컨드 기능이 있어 초 단위까지 시간을 맞출 수 있는 장점도 있다.
18캐럿 레드 골드로 만든 로터는 손목의 움직임에 따라 회전하며 에너지를 저장한다. 피프티 패덤즈 오토매틱 42㎜는 소재, 다이얼 컬러(블루 또는 블랙), 스트랩(고무·나토·패브릭), 버클 종류에 따라 총 14가지로 나뉘어 선보인다. 메탈 브레이슬릿은 티타늄 소재만 나온다. 방수는 300m다. 전문 다이버 워치로 손색없는 성능이다.
피프티 패덤즈 고향, 바다 보호를 향한 블랑팡의 노력
피프티 패덤즈가 큰 사랑을 받는 만큼 블랑팡은 해양 탐사 및 보전에 누구보다 열정을 보인다. 지난 20년간 ‘블랑팡 오션 커미트먼트’라는 이름 아래 전 세계 해양 단체와 긴밀한 관계를 쌓으며 여러 활동을 벌여온 것이다.
고래상어 보존 프로젝트(2003), 원시 해양 탐사 프로젝트인 프리스틴 씨즈(2011~2016), 해양 희귀 생물을 발견하고 보호하는 곰베싸 프로젝트(2013~현재)가 대표 활동으로, 이 이니셔티브를 통해 탐험가·사진가·과학자의 해양 활동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한다. 오염되지 않은 야생 그대로의 바다의 모습을 사진 혹은 영상 등 다양한 형태로 공개해 보호의 필요성을 대중에게 알린다. 탐사를 마친 지역의 관할 정부와 단체에 보호 요청도 한다. 구체적인 성과도 있었다. 블랑팡 오션 커미트먼트 발족 이래 전 세계 해양 보호 구역 표면이 400만㎢ 이상 추가 확대됐다.
이현상 기자 lee.hyunsa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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