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호가 마음 흔드는 팔각형 손목 시계... 오데마 피게의 2024년 새 시계 [더 하이엔드]

이현상 2024. 6. 5.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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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시계 특집 ② 오데마 피게
시계 명가가 내놓은 올해 신제품
로열 오크 컬렉션 파생 모델 돋보여
올여름 AP 하우스 청담동서 개관

오데마 피게가 신제품을 공개했다. 특히 로열 오크 컬렉션의 다양한 파생 모델이 눈길을 끈다.
로열 오크는 현재 트렌드의 큰 줄기인 스포츠 시계의 고급화를 이끈 '선봉장'격 컬렉션이다. 팔각형 케이스가 특징인 이 컬렉션은 1972년 스틸 버전으로 처음 공개된 이후 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난공불락의 위치에 있다. 한정판 모델, 중력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투르비용, 시간의 흐름을 재는 크로노그래프, 주얼리 버전 등 신제품 종류는 다채롭다. 케이스 지름 34㎜의 아담한 모델도 선보이며 증가 추세인 여성 고객까지 공략한다.

'샌드 골드'로 만든 로열 오크 셀프와인딩 플라잉 투르비용 오픈워크 41mm. [사진 오데마 피게]


‘코드 11.59 바이 오데마 피게’ 컬렉션의 추가 모델도 눈에 띈다. 론칭 5년 만에 로열 오크의 대항마로 떠오르며 브랜드 매출 증가에 큰 역할을 하는 시계다.

매년 봄 ‘오데마 피게 소셜 클럽’이라는 이름의 행사 아래 전 세계 VIP 고객과 주요 기자단 앞에서 신제품을 내놓는다. 보통은 브랜드의 본사와 시계 공방이 있는 스위스에서 열린다. 하지만 올해엔 이탈리아 밀라노였다. 시계는 물론 이들이 전개하는 음악·현대미술·미식 등 여러 문화 활동을 접할 수 있는 공간인 ‘AP 하우스 밀라노’가 3월 문을 열었기 때문이다. 참고로 AP 하우스는 올여름 서울 청담동에도 개관을 앞두고 있다.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공개한 로열 오크 플라잉 투르비용 41mm 버전. [사진 오데마 피게]


로열 오크 셀프와인딩 플라잉 투르비용 오픈워크 41MM
제품 이름처럼 중력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플라잉 투르비용을 탑재하고, 부품을 조립하는 공간인 메인 플레이트와 브리지를 뼈대만 남기고 도려낸 오픈워크 무브먼트가 특징인 하이 컴플리케이션 모델이다. 회전하는 로터로 손목의 움직임에 맞춰 동력을 저장하는 셀프와인딩 방식이며, 케이스 지름은 41㎜다.

화이트 골드와 핑크 골드의 중간색을 내는 샌드 골드로 만들었다. [사진 오데마 피게]


이 시계에서 눈에 띄는 특징은 ‘샌드 골드’라 불리는 케이스 소재다. 반짝이는 모래 언덕에서 착안해 이름 붙인 샌드 골드는 금과 구리, 팔라듐을 섞어 만든 합금이다. 각도와 빛에 따라 화이트 골드와 핑크 골드의 중간색을 내 기존 금시계와는 다른 분위기를 준다. 성능만큼이나 미학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 이들은 무브먼트 가공에도 힘썼다. 샌드 골드 케이스와 어울리도록 3D 구조로 완성한 오픈워크 무브먼트에 갈바닉 가공 처리를 한 것. 시계 속으로 빛이 투과하는 모습은 압권이다.

오데마 피게는 무브먼트에도 섬세한 가공을 한다. [사진 오데마 피게]


[리]마스터02 셀프와인딩
오데마 피게는 1960년 초 브루털리즘(Brutalism,1950년대 영국에서 시작된 비정형의 건축 조형 미학) 흐름에 영감을 받아 30여 종의 시계를 선보였다. 별다른 장식 없이 기하학 디자인이 특징이었다. ‘[리]마스터02 셀프와인딩’은 당시 선보인 5159BA 시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모델이다.

비대칭 직사각 케이스가 미래적인 느낌을 주는 [리]마스터02 셀프와인딩 워치. [사진 오데마 피게]


60여년 전의 디자인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들 만큼 미래적인 비대칭 직사각 케이스가 시선을 모은다. 샌드 골드로 만든 케이스와 삼각형으로 면을 나눈 블루 다이얼은 각도에 따라 은은하게 빛난다. 250점 한정 생산하는 이 시계의 심장은 두께 2.8㎜의 셀프와인딩 칼리버 7129다.

로열 오크 퍼페추얼 캘린더 “존 메이어” 한정판
미국 출신의 기타리스트이자 시계 수집가로 잘 알려진 존 메이어와 함께 만든 화이트 골드 소재 모델이다. ‘크리스털 스카이’라 이름 붙인 블루 다이얼은 전에 없던 형태로 금속 증착, 압인 가공 등 복잡한 과정을 거쳐 만들었다. 밤하늘의 별 무리가 절로 떠오를 정도로 손목 위에서 반짝인다.

밤하늘에서 영감을 얻어 완성한 다이얼이 돋보이는 모델이다. 미국 가수 존 메이어와 손을 맞잡고 만들었다. [사진 오데마 피게]


더불어 이 시계는 오데마 피게를 대표하는 셀프와인딩 방식의 퍼페추얼 캘린더 무브먼트 5134를 사용한 마지막 모델이다. 5134는 지난 10여년간 브랜드를 대표하는 퍼페추얼 캘린더 모델에 사용된 심장이다. 이 시계의 퍼페추얼 캘린더 메커니즘은 2100년까지 따로 날짜 조정을 할 필요가 없다. 날짜 수가 적은 2월, 윤년까지 알아서 계산해준다.

오데마 피게를 대표하는 퍼페추얼 캘린더 무브먼트 5134를 탑재했다. [사진 오데마 피게]


12시 방향엔 윤년과 월, 3시 방향엔 날짜, 6시 방향엔 문페이즈, 9시 방향엔 요일 디스플레이가 있다. 다이얼 가장자리엔 한 해의 몇 번째 주인지 알려주는 인디케이터가 있는데, 화살표 모양 파란시곗바늘로 읽는다. 200점 한정 생산하며, 케이스 지름은 41㎜.

코드 11.59 바이 오데마 피게
다이얼과 이를 감싼 베젤은 동그랗지만, 미들케이스(케이스 옆면)는 팔각형으로 만들어 오데마 피게의 창의적 디자인 감각을 이어가는 컬렉션이다.

그린 다이얼의 코드 11.59 바이 오데마 피게 크로노그래프 41mm 버전. [사진 오데마 피게]


올해 총 7개의 핑크 골드 소재 모델이 추가됐다. 네이비 블루와 라이트 블루 다이얼을 더한 2점의 셀프와인딩 38㎜ 버전, 그린과 블루 다이얼의 셀프와인딩 41㎜ 버전, 그린·블루·블랙 다이얼을 사용한 셀프와인딩 크로노그래프 41㎜ 버전이 그 주인공이다.

크로노그래프와 셀프와인딩 버전 모두 핑크 골드를 사용했다. [사진 오데마 피게]


크기와 다이얼 컬러, 기능은 다르지만 새 컬렉션을 관통하는 디자인 코드는 같다. 특히 2023년에 처음 등장한 시그너처 다이얼이 돋보인다. 스위스의 기요셰 장인인 얀폰 케넬과 오데마 피게 디자인 팀이 힘을 합쳐 만든 동심원 패턴이 도드라진다. 원을 이루는 패턴마다 구멍을 내 각도에 따라 음영을 달리하는 것이 특징. 시계의 심장은 모두 오데마 피게가 자체 제작한 무브먼트로 완성했다.

정교하게 찍어낸 동심원 패턴이 코드 11.59 바이 오데마 피게 컬렉션의 특징이다. [사진 오데마 피게]

이현상 기자 lee.hyunsa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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