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북핵 위협 증가하지 않아…트럼프, 협정 체결했어야"

"中 대만 침공시 美 군사력 사용 가능"
"中, 美대선 개입 증거 있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핵 위협이 과거보다 더 심각해지지 않았으며, 이전과 같은 수준으로 위협적이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미국 시사잡지 타임지가 공개한 인터뷰 전문에서 북한과 이란 등 핵 문제가 더 위협적으로 되고 있지 않으냐는 질문에 "이전과 똑같이 위협적"이라며 "더 위협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북한은 해결해야 할 다른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핵을 보유하거나 핵 보유에 가까운 이란 및 북한과 함께하는 것이 효과적인 정책이 될 수 있느냐는 물음에는 "그렇지 않다. 한동안 계속돼 왔다"며 "당신도 (도널드 트럼프 정부 때인) 5년 전에도 여기 앉아서 북한에 관해 같은 질문을 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북핵 문제가 트럼프 정부 때도 위협적이었으며, 자신의 취임 이후로 북핵에 따른 안보 위협 수위가 더 높아지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한 그것은 항상 문제가 될 것"이라며 "문제는 핵무기를 어떻게 막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것이 내가 트럼프가 3년이나 5년 전 퇴임할 때 북한 및 핵무기에 대한 접근을 통제하기 위한 협정(arrangement)을 맺는 노력을 하지 않으려고 한 것이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이어 "나는 당신이 너무 냉소적이어서 내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 할 일을 했다. 믿을 수 없을 만큼 광범위한 인도 태평양 전략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과 유럽에 존재하는 압도적 위협으로 일본이 국내총생산(GDP)의 3%를 국방에 투자하고 한국과 캠프 데이비드에서 화해할 것이라고 내가 말했을 때 여러분은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느냐"고 반문했다.

우크라이나 지원 노력,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미국·일본·필리핀 간 3국 협력 등을 언급하면서 "요점은 우리가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으며 태평양에서 이전보다 훨씬 강해졌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이 이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세계 어느 지도자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많은 시간을 보냈다"며 "시 주석은 왜 내가 이런 모든 일을 하는지 알고 싶어했다. 나는 '당신(시 주석)이 현 상태를 어떤 것도 바꿀 수 없도록 확실하게 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미군을 사용해 대만을 방어하겠다고 했는데 어떤 형태를 의미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상황에 따라 다르다"며 대(對)대만 정책에 변화가 없다고 답했다.

대만 침공 시 미군의 배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것이냐는 이어진 질문에 "미군 병력 사용도 배제하지 않는다"며 "지상에 배치하는 것과 공군력, 해군력 등에는 차이가 있다"고 답했다. 일본이나 필리핀 기지에서 (전투기로) 타격할 수 있다는 것이냐는 물음에는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2022년 미일 정상회담 뒤 진행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대만을 방어하기 위해 군사개입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 그것이 우리의 약속"이라고 답하는 등 대만 방어를 군사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한 바 있다.

최근 중국산 전기차에 100% 관세를 부과하는 등 대중 관세를 대폭 인상하면서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겠냐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모든 수입품에 10% 관세를 부과하길 원하는데 그러면 미국의 모든 상품 가격이 올라간다. 우리가 얘기하는 것은 전반적인 관세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는 같은 규칙에 따라 경쟁할 것이라고 말했다"며 "시장이 넘쳐나는 방식으로(과잉 생산) 시장을 변화시킬 수 없다"고 말했다.

자신의 고령 논란에 대해서는 "당신이 아는 누구보다 더 잘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22년 한국 방문을 언급하면서 "반도체 산업을 되찾기 위해 한국으로 가던 때가 기억난다"며 "내가 취임한 이후 민간 부문에서 8650억달러의 투자를 받았는데 그렇게 했던 대통령이 한 명이라도 있느냐"고 강조했다.

중국이 인공지능(AI) 등 방식으로 미국 선거에 개입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개입하고 있다는 증거가 있다"면서 "중국은 개입하는 데 관심이 있을 것이다. 모든 악당(bad guys)은 트럼프를 응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경제 문제와 관련해서는 "모두가 중국이 얼마나 강력한지에 대해 얘기한다"며 "그러나 시진핑과 위치를 바꾸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중국 인구는) 유럽의 대다수 젊은이보다 나이가 많고 일하기엔 늙었으며, 그들은 외국인을 혐오한다"고 말했다. 또 "(중국이) 어디에서 성장하고 있느냐"면서 "(중국) 경제는 위기에 처했다"고 말했다.

중국이 글로벌 영향력 확대를 위해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에 대해서는 "'골칫거리 무덤 이니셔티브(nuisance graveyard initiative)가 됐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선 "민주주의가 위태로워졌다"며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 푸틴 러시아 대통령 외에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세계 지도자가 한 명이라도 있으면 말해보라"고 했다.

타임지는 지난달 28일 이번 인터뷰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