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국가정책…대학 총장, 구상권 청구 책임 없어" [법조계에 물어보니 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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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교수들이 의대 입학정원이 늘어난 대학 총장들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고 구상권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법조계에선 의대 증원은 국가 정책에 맞춰 따라가는 것인 만큼 구상권 청구가 인용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의사들 주장이 성립하기 위해선 의대 증원으로 인한 손해가 발생해야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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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생 입학해 의대생 학습권 침해하더라도…곧장 헌법상 권리 침해 인정되는 것 아냐"
"원고 학생-피고 총장으로 정한 것은…교수가 원고 되면 손배 청구할 수 없기에 내린 결론"
"정부서 소송 위임장 늦게 제출했다고 비판? 합리적이지 않아…기한 내에만 제출하면 돼"
의대 교수들이 의대 입학정원이 늘어난 대학 총장들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고 구상권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법조계에선 의대 증원은 국가 정책에 맞춰 따라가는 것인 만큼 구상권 청구가 인용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의사들 주장이 성립하기 위해선 의대 증원으로 인한 손해가 발생해야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또한, 신입생이 들어와 학생들의 수업권과 학습권이 침해된다고 해서 곧바로 헌법상 권리 침해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설령 권리를 침해하더라도 일정한 공익 목적이 인정되면 위헌이라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전국 40개 의대 교수 단체인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를 이끄는 김창수 회장은 지난달 31일 서울성모병원에서 열린 가톨릭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심포지엄에서 "고등법원은 (의대 증원으로) 학생들이 피해 본다는 것을 일단 인정했다. 실제 학생들이 유급되고 내년 3월부터 신입생이 들어오면 학생들의 수업권과 학습권이 침해될 것"이라며 "2차전으로 총장을 대상으로 민사소송을 제기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회장은 "소송 당사자 원고는 학생이 되고, 피고는 대학교 총장"이라며 "총장에게 책임을 묻고 구상권을 청구하겠다. 3년간 끝까지 (투쟁)하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상혁 변호사(법률사무소 테제)는 "구상권 청구는 현실성이 없다. 의대 증원 자체가 국가의 방침에 맞춰서 따라가는 것이기 때문"이라며 "의사들 주장이 성립하기 위해선 정부의 의대 증원으로 인해 손해가 발생했다는 것이 인정되어야 인과관계가 성립한다. 이 부분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이후 발생한 일들에 대한 것은 논의 대상조차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 변호사는 "일각에선 '의협에 법률 자문한 변호사가 경찰 참고인 조사받은 것'을 두고, 변론권 침해라고 주장하는 분도 있다. 하지만 참고인 조사는 거절할 수 있는 부분이기에 변론권 침해라고 볼 수 없다"며 "설령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출석해 진술한 것은 본인의 선택에 달려있다"고 부연했다.
김예림 변호사(법무법인 심목)는 "신입생이 들어오면 학생들의 수업권과 학습권이 침해된다고 해서 헌법상 권리 침해를 받는 것은 아니다. 설령 권리를 침해하더라도 일정한 공익의 목적이 인정될 경우엔 위헌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원고를 학생으로 하고, 피고를 대학교 총장으로 정한 것은 의대 교수들이 원고가 되기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 보니 내린 결론으로 보인다. 학생들이 원고로 소송에 참여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되면 당사자적격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김 변호사는 "교수들이 '3년간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힌 부분은 사람마다 가치 판단이 다르기에 법적으로 따지긴 어렵다. 다만, 이들의 투쟁으로 병원의 업무나 환자의 이익이 침해를 받는다면 손해배상을 해야 할 수도 있다"며 "민사소송이기에 패소했을 땐 소송 비용도 부담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곽준호 변호사(법무법인 청)는 "의대 교수들은 정부 측 대리인이 소송 위임장을 늦게 제출한 것을 두고 '의도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기한 내에만 제출하면 되기에 합리적인 비판이라고 보긴 어렵다"며 "총장을 상대로 한 소송 역시 명분이 부족한, 소송을 위한 소송이라고 보인다"고 비판했다.
동시에 곽 변호사는 "정부는 의사들을 상대로 한 강경 기조를 무를 필요가 있다. 의사협회 역시 정부가 뒤로 물러날 수 있는 퇴로를 열어주는 게 좋을 것"이라며 "서로 조금씩 양보해야 해결할 수 있지, 지금처럼 양측 모두 고집을 부리면 피해는 환자들만 보게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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