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에서 주식 거래? 빛바랜 ‘세계 최초’ 증권사 V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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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이 '업계 최초' 경쟁에 뛰어들었던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투자금만 잃게 됐다.
메타버스 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높게 보고 앞다퉈 서비스를 출시하거나 출시를 준비했지만 현재 운용 중인 서비스는 없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서비스 출시를 포기한 건 아니고 메타버스 대중화를 대비해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은 업계에서 처음으로 독자 개발한 'NH투자증권 메타버스' 서비스를 2021년 11월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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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기기 대중화 실패에 출시 못해
네이버 제페토 지점에도 방문자 ‘0’
증권사들이 ‘업계 최초’ 경쟁에 뛰어들었던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투자금만 잃게 됐다. 메타버스 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높게 보고 앞다퉈 서비스를 출시하거나 출시를 준비했지만 현재 운용 중인 서비스는 없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이 2022년 6월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홍보한 메타버스 주식 매매시스템 ‘VTS(버추얼 트레이딩 시스템)’는 출시로 이어지지 못했다. 이 VTS는 메타(옛 페이스북)가 개발한 가상현실(VR) 기기 오큘러스퀘스트(현 메타퀘스트)를 통해 주식을 매매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안경 형태의 VR기기를 착용하고 미래에셋증권 VTS를 내려받으면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 한 장면처럼 가상공간에서 주식 매매가 가능하다.
미래에셋증권은 VTS를 PC에서 사용하는 HTS(홈트레이딩시스템)와 스마트폰의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를 이을 서비스로 기대했다. 2022년 9월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이르면 2023년 도입할 계획이었다. 여의도 등 지점에 VTS 체험존을 꾸리기도 했지만 출시는 되지 않았다.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VR기기가 필요한데, VR기기 자체가 가격 등을 이유로 대중화되지 못했다. 미래에셋증권 VTS 서비스 기반이 된 메타퀘스트 개발사 메타의 메타버스 사업부 리얼리티랩스도 돈을 벌지 못하고 있다. 올해 1분기 38억4600만 달러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서비스 출시를 포기한 건 아니고 메타버스 대중화를 대비해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증권사의 상황도 비슷하다. NH투자증권은 업계에서 처음으로 독자 개발한 ‘NH투자증권 메타버스’ 서비스를 2021년 11월 출시했다. MZ세대 고객 유입을 위한 전략이었지만 현재 서비스는 중단된 상태다.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용으로 출시됐지만 이용자가 없어 서비스를 지속할 수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네이버가 개발한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증권사들이 만든 지점도 이용객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기준 제페토에서 운영 중인 KB증권 교보증권 유진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지점의 최근 방문자 수는 ‘0’이었다. 올해 새로 업데이트된 콘텐츠도 없어 사실상 방치 상태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당시에도 VR이나 AR(증강현실) 등 웨어러블 기기의 대중화가 빠르지 않을 것이라고 봤지만, 일부 증권사의 경쟁적인 분위기가 작용해 무리하게 사업에 진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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