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밤하늘 너머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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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에 빠져 지내고 있다.
아직 지식이 부족하지만 우주는 알면 알수록 신비한 세계다.
우주 속에서 태어나 우주의 일부로 살아가면서 우주를 상상한다.
달과 금성, 혜성과 백색왜성, 은하가 있는 광활한 세계를 고작 2.5㎝ 크기의 눈동자에 담아보는 나는 작디작아 더는 쪼개지지 않는 우주의 소립자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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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에 빠져 지내고 있다. 아직 지식이 부족하지만 우주는 알면 알수록 신비한 세계다. 참 기쁘게도 내가 사는 작은 동네에서는 큰 도로를 조금만 벗어나면 밤하늘에 촘촘히 뜬 별을 잘 볼 수 있다. 병풍처럼 두른 산등성이 너머에는 도시의 불빛이 어스름이 밝다. 고개 들어 같은 자리에 서서 뱅뱅 돌다가 밤하늘에 수놓은 별자리를 겨우 읽었다. 나는 옴짝달싹하지 못한 채로 머나먼 어둠 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작은 빛에 홀려 한참 동안 빛나는 별을 바라봤다.
우주 속에서 태어나 우주의 일부로 살아가면서 우주를 상상한다. 달과 금성, 혜성과 백색왜성, 은하가 있는 광활한 세계를 고작 2.5㎝ 크기의 눈동자에 담아보는 나는 작디작아 더는 쪼개지지 않는 우주의 소립자나 다름없다. 우주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은하단이 있다. 그중 태양계가 있는 ‘우리은하’는 국부은하군에 속해 있다. 국부은하군은 지름이 약 500만 광년이며 이 안에 30개 정도의 은하가 흩어져 있는데 우리은하 외에 안드로메다은하, 마젤란은하 등이 있다. 그리고 우리은하는 지름이 10만 광년에 이르고 1000억개가 넘는 별과 가스 집단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태양계는 우리은하 중심으로부터 약 3만 광년 떨어진 변두리에 있다고 한다.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우주의 크기는 나에게 자연과 존재에 대한 경외심을 불러일으킨다.
하늘의 별은 인류가 지구에 등장하기 전부터 있었다. 돌도끼를 쓰던 원시인도 피라미드를 짓던 고대인도 소크라테스와 세종대왕도 우리와 똑같은 별을 보았다. 100년 남짓한 우리 생이 10만 광년의 둘레 안에서 작은 빛으로 반짝이는 것이다. 가히 영원에 가까운 시간의 틈에서 나와 가족과 친구와 동식물이 태양계의 세 번째 행성 지구에서 함께 기대어 살아간다. 이런 인연이야말로 우연이라 하기에는 너무나 경이로운, 기적이 아닐까. 세상 만물이 별처럼 반짝인다.
함혜주 이리히 스튜디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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