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견제하려다 비윤 모일라…친윤 ‘당권 룰 개정 딜레마’
국민의힘 당헌·당규 개정 특별위원회(특위)가 4일 첫 회의를 열고 ‘당원투표 100%’인 현행 당 대표 선출 규정을 고치기로 가닥을 잡았다. 특위 관계자는 “위원 다수가 ‘당심 대 민심’ 비중을 7대3, 또는 5대5로 하자는 의견을 냈다”고 말했다. 현행 규정은 지난해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김·장 연대’로 대표된 친윤계가 상대적으로 여론조사 지지율이 낮던 김기현 의원을 대표로 선출하기 위한 의도로 밀어붙인 결과였다.
나경원·안철수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등 잠재적 당권 주자들도 민심 반영에 긍정적이다. 다만, 이에 소극적인 친윤계 등 당 일각의 반발 가능성은 변수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특위 논의와 별개로 기존 당원투표 100%를 비롯해 당심 대 민심 비중을 8대2, 7대3, 5대5로 하는 방안 등 총 네 가지 안에 대한 당 의원의 의견을 수렴해 특위에 전달할 계획이다.
지도체제 변경 여부도 핵심 사안이다.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 등은 흥행을 위해 현행 단일지도체제를 집단지도체제로 변경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잠재적 당권 주자 중 상대적으로 지지율이 높은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할 경우 다른 도전자가 지레 출마를 포기할까 염려하는 것이다. 단일지도체제는 전당대회 1위가 당 대표를 맡고 나머지는 탈락하는 승자 독식 구조인 반면, 집단지도체제는 1위가 당 대표를 맡고 차점자들이 최고위원을 맡는 형식이다. 이 경우 1등을 하지 못해도 지도부에 입성할 수 있어 당내 중량급 인사가 대거 당권에 도전할 길을 열어주는 효과가 있다.
친윤계도 한 전 위원장이 당권을 차지할 경우 견제 카드로 집단지도체제 전환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친윤계 인사를 최고위에 합류시켜 윤석열 대통령과 한 전 위원장 사이의 완충지대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친윤 인사 중 중량급 인사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 변수다. 외려 친윤계는 유승민 전 의원 등에게 지도부 입성의 길을 열어주는 게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친윤 핵심인 이철규 의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누군가를 견제하기 위해 단일지도체제에서 집단지도체제로 가자, 이렇게 들리는 순간 우리 제도는 형해화한다”며 지도체제 변경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
특위는 지도체제 전환 여부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또 당권·대권 분리 규정에 대한 논의 가능성도 열어놨다. 다만, 이 문제가 한동훈 전 위원장 출마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실제 개정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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