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정상 배우자들 대접한 김건희 여사…수개월 준비한 오찬·공연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는 4일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을 찾은 아프리카 정상 중 16개국 정상 배우자들과 친교 행사를 함께했다. 공연과 오찬 메뉴 등 김 여사가 수개월 동안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김 여사 주재로 열린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배우자 오찬 행사는 공연부터 식사 메뉴 등 모든 면에서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반영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상춘재 오찬장은 한국과 아프리카 대륙의 조화・화합을 상징한 '작은 백자와 한국・아프리카산 꽃'으로 장식됐다.
김 여사는 이날 퓨전 한식을 기본으로 할랄과 채식, 락토프리 등 개인적 취향과 선호도를 세심하게 반영한 메뉴를 참석자들에게 대접했다. 오찬은 전채부터 수프, 메인 요리, 디저트까지 총 4개 코스로 이뤄졌다.
전채 요리는 모둠 냉채가, 기본 찬으로는 더덕나물과 궁중떡볶이, 백김치와 초당 옥수수죽이 올려졌다. 메인 요리는 할랄 안심 너비아니 구이와 구운 채소, 배추겉절이가 제공됐다. 생선 요리로는 제주 옥돔구이를, 채식을 선호하는 배우자를 위해서는 두부 구이와 구운 채소가 준비됐다. 또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미니 김밥과 더불어 쌈밥, 편수도 제공됐다. 후식으로는 떡과 한과, 우엉 차 등이 준비됐다.
오찬에 앞서 사전 공연으로 동·서양 현악기가 함께 어우러진 첼로·가야금 퓨전 국악 연주가 진행됐다. 정상회의 참가국 중 11개국이 대서양이나 인도양을 접했다는 점에 착안해 작곡된 '바닷소리', 역동적인 세계 속 서울을 표현하는 '한양' 등 우리 국악 가락이 울려 퍼졌다. 오찬 이후엔 녹지원에서 본 공연인 한국과 아프리카의 ‘합작 판소리’가 이어졌다.
김 여사는 인사말을 통해 "한국은 60여년 전 전쟁의 폐허를 딛고 단기간에 기적적인 성장을 이뤄낸 경험이 있고, 아프리카도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대륙으로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며 "이렇게 많은 아프리카 정상들을 초청해 미래를 논의하는 것은 한국 역사상 최초"라고 말했다고 김수경 대변인은 전했다.
김 여사는 한국과 아프리카는 문화적·정서적인 면에서도 공통점이 크다며 "전쟁과 식민 지배 등 역사적인 아픔을 극복하고 빠르게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자녀에 대한 희생과 강인함 등 '어머니의 정서'를 공통으로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아프리카 정상 배우자들은 김 여사에게 사의를 표하고, 한국의 발전 경험을 배우고 싶다고 화답했다. 또 김 여사가 펼치는 다양한 사회 활동에 관해 관심을 표하고, 아프리카도 함께 하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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