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맥 심하면 심정지까지…​ 치료 꼭 받아야 할 때는?

전종보 기자 2024. 6. 4.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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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클립아트코리아
부정맥이 있으면 심한 경우 심정지로 이어질 수도 있어, 정확한 진단 및 관리가 필요하다. 심장의 전기 신호 생성·전달에 이상이 생기면 심장 박동이 비정상적으로 빨라지거나 늦어지는 등 불규칙해질 수 있다. 이를 부정맥이라고 한다.

부정맥은 크게 ‘빈맥성’과 ‘서맥성’으로 구분된다. 빈맥성 부정맥에는 불규칙한 맥박을 나타내는 ‘심방세동’과 심장이 갑자기 덜컥 내려앉는다고 느끼는 ‘조기박동’이 있다. 빠른 심장 박동이 느껴지는 ‘발작성 상심실성 빈맥’의 경우 증상이 갑자기 발생해 심장이 갑자기 멈추기도 한다.

반대로 서맥은 맥박이 60회 미만으로 매우 느리게 뛰는 것을 의미한다. 대표적 서맥성 부정맥에는 전기 자극을 만들어내는 동방의 기능이 약해져 나타나는 ‘동서맥’이 있다. 맥박이 심장 전체에 퍼져서 고르게 수축하는 것을 돕는 전도길이 차단돼 서맥이 발생하는 경우엔 ‘전도장애’로 진단한다. 서맥성 부정맥 환자는 어지럽거나 힘이 없고,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는 증상을 겪는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최의근 교수는 “부정맥의 원인은 다양하다”며 “선천성·후천성 심장병뿐 아니라, 담배·술·카페인 등 생활습관, 고혈압·당뇨·갑상선 질환 등 동반 질환, 비만, 고령, 유전성 부정맥 등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병원에서는 심전도 검사를 통해 심장의 전기적 이상을 파악하고 부정맥을 진단한다. 검사는 몸에 여러 개 전극을 붙인 후 10초가량 진행된다. 10초 안에 정확한 진단을 내리지 못하는 경우엔 기기를 24시간 휴대하며 측정할 수 있는 ‘활동 중 심전도’ 검사를 실시할 수도 있다.

부정맥은 생활습관 교정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심방세동과 같은 빈맥성 부정맥 환자들은 과로, 과음, 과식, 스트레스 등 생활습관에 문제가 없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 생활 속 위험인자 교정 없이 다른 치료만 진행하면 효과가 떨어진다.

생활습관 중 교정할 만한 게 없을 땐 약물치료를 진행한다. 대표적인 약물로는 ‘항부정맥 약제’가 있다. 심장이 빠르게 뛰는 빈맥성 부정맥 환자에게 사용된다. 이 약을 쓰다보면 가슴이 뛰다가 어지럽거나 기운이 빠지는 증상이 생길 수 있는데, 이는 빈맥성 부정맥이 서맥성 부정맥으로 바뀐 것이다. 이 경우 담당 전문의에게 진단을 받아보는 게 좋다. 심방세동 환자는 혈전이 생기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피의 응고를 억제해주는 ‘항응고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시술을 통해 부정맥을 치료하는 방법도 있다. 서맥성 부정맥 환자의 경우 몸 안에 ‘인공심장박동기’를 삽입하는 시술을 받을 수 있고, 심장마비 후 심폐소생술을 받고 살아난 환자는 재발 방지 목적으로 체내 ‘이식형 제세동기’를 삽입하기도 한다. 빈맥성 부정맥은 원인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 목표로, ‘고주파전극도자절제술’을 통해 부정맥이 발생한 부위를 국소적으로 발견·차단할 수 있다. 최의근 교수는 “약물치료 효과가 미미하고 혈압이 계속 떨어져 환자 의식이 혼미해지면 심장에 전기적 충격을 전달해 정상 동율동으로 전환하는 ‘전기적 동율동전환술’을 시행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부정맥이 안정됐거나 치료 후 완치 상태라면 적절한 운동이 권장된다. 세계보건기구는 1주일에 걷기 약 150분, 달리기 약 70분 이상의 운동을 권하고 있다. 부정맥이 없어도 유산소운동을 꾸준히 하면 부정맥을 예방할 수 있다. 단, 맥박이 분당 120회 이상 뛰는 빈맥성 부정맥 상태에서의 운동은 위험하다. 인공심장박동기를 삽입한 서맥성 부정맥 환자의 경우 1~2주 정도는 수술 부위에 물이 닿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며, 인공심장박동기가 심장에 연결됐기 때문에 팔을 많이 움직이거나 무거운 물건을 드는 등 무리한 움직임도 삼가도록 한다. 최 교수는 “부정맥이 안정적으로 잘 조절되고 있다면 1~2잔의 커피는 무방하지만, 카페인이 과다 함유된 에너지 드링크는 피해야 한다”며 “부정맥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을 느끼기보다는 전문가 상담을 통해 정확한 진단·치료를 받기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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