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조사 결과 뒤집힌 인도 총선 개표…증시 6% 가까이 폭락
4일(현지시간) 인도 총선 개표에서 친기업 성향으로 알려진 여권이 출구조사 예측과 달리 단독 과반 달성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에 인도 주가지수가 폭락했다.
이코노믹타임스 등 인도 매체에 따르면 이날 인도 대표 주가지수 니프티50 종가는 2만1884.50으로 전날보다 5.93% 하락했다. 또다른 대표 주가지수 센섹스도 전날보다 5.74% 빠진 7만2079.05로 장을 마감했다.
앞서 출구조사 결과 모디 총리 집권당의 압승이 예상되며 센섹스와 니프티50은 전날에는 각각 3.39%와 3.25%나 올랐다. 하지만 초반 개표 결과 야당 연합이 승기를 잡은 지역이 늘어나자 하루 만에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후 두 지수는 장중 한때 8%가량 추락하기도 했다.
전날 미 달러화 대비 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던 루피화 가치도 이날 크게 하락했다. 전날 달러당 83루피까지 내려갔던 루피/달러 환율은 이날에는 83.6루피 수준으로 치솟았다.
앞서 출구조사에서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 소속 집권 인도국민당(BJP)이 주도하는 정치연합 국민민주연합(NDA)이 하원 543석의 과반(272석)을 훌쩍 뛰어넘는 350∼400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날 증시는 크게 반등했지만 이날 실제 개표에서는 NDA가 고전하자 증시가 크게 하락한 것이다.
인도 최대 물류·에너지 재벌로 꼽히는 아다니 그룹의 주력 기업 아다니 엔터프라이즈의 주가는 이날 19% 폭락하기도 했다.
아다니 그룹을 이끄는 가우탐아다니 회장은 기업을 성장시키는 과정에서 모디 총리와 유착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현지 NDTV 집계에 따르면 오후 4시 기준 NDA가 우세를 보이는 선거구는 293곳으로 출구조사 예측치에 크게 못 미친다. NDA는 이번 총선에서 543석 가운데 400석 이상 획득을 목표로 삼았고, BJP는 370석 정도를 얻어 2019년 총선(303석)보다 의석을 크게 늘리기를 희망했다.
반면 라훌 간디 전 인도국민회의(INC) 총재가 주도하는 야권 정치연합 인도국민발전통합연합(INDIA)은 232곳에서 앞서는 것으로 파악됐다. INDIA는 출구조사에서 120여석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INDIA는 모디 정부보다는 시장경제 활성화 등 기업 지원에 소극적인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번 총선은 지난 4월 19일에 6주 일정으로 시작됐다. 지난 1일 마지막 7단계 투표가 종료됐으며 이날 일제히 개표가 이뤄졌다. 최종 개표 결과는 이날 늦은 밤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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