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거부권 법안 재발의…‘거부 도돌이표’ 부추기는 민주당

권혜진 2024. 6. 4.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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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22대 개원과 동시에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폐기된 법안 부활은 물론, 특검 릴레이 발의를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민주당의 연이은 쟁점 법안 발의와 관련해 "다수당이 머릿수로 법안 발의를 밀어붙이면 여당은 거부권으로 저지할 수밖에 없다"이라면서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유도해 탄핵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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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개원 ‘입법 속도전’…총선 민심 편승해 대정부 압박
與 “거부권 유도로 탄핵 정당성 확보하려는 전략”
전문가 “野, 정부 인정 안 해…尹 물러날 때까지 이어질 것”
지난 1월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야4당 김건희·50억클럽 특검거부 규탄대회가 열렸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이 22대 개원과 동시에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폐기된 법안 부활은 물론, 특검 릴레이 발의를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이 연일 입법 드라이브에 나서는 데에는 대통령 거부권 행사 유도라는 정략적 의도가 깔려 있다는 평가다. 

민주당 등 야7당은 4일 21대 국회서 폐기된 방송3법 재추진을 위한 ‘언론탄압 저지 공동대책위원회’를 출범시켰다. 민주당·조국혁신당·개혁신당·진보당·새로운미래·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등 7개 야당은 이날 출범식에서 “윤석열 정부 언론 탄압 저지를 위해 야7당이 공동행동에 나선다”며 “언론을 권력의 손아귀에 쥐려는 행위에 대해서 단호하게 맞서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방송3법 재발의는 물론 언론탄압의 진상과 책임을 규명하기 위한 국정조사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동시에 민주당은 특검법 발의도 릴레이로 진행하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22대 국회 개원과 함께 ‘채상병 특검법’을 당론 1호 법안으로 발의했다. 민주당은 개원 다음 날에는 21대서 폐기된 쌍특검법을 수정·보완한 ‘김건희 종합 특검법’을 발의했다. 당론 발의는 아니지만 야당 의원 18명이 공동으로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은 이달 3일 이재명 대표와 관련된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전면 재수사를 골자로 하는 ‘대북송금 검찰조작 특검법’도 발의했다. 

민주당 의원이 개별 발의한 양곡관리법 개정안,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을 포함하면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사용해 폐기된 법안 14건 중, 민주당이 주도로 22대 국회로 돌아온 법안은 총 6건에 달하는 셈이다. 

민주당이 개원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입법 속도전에 나선 이유는 총선 민심에 편승해 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민주당은 지난 21대 국회 마지막 날 채상병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한 윤 대통령을 향해 “총선 민심을 정면으로 거역하는 국민 배신행위이자 반민주적 폭거”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을 예상하면서도 입법을 밀어붙이겠다고도 경고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지난 2일 “앞으로 ‘오늘 윤 대통령이 102번째 거부권을 행사했다. 200번째 거부권을 행사했다’ 등의 뉴스가 나오지 않길 바란다”면서 “입법부는 무분별한 거부권에 영향받지 않고 따박따박 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거부권 강력 건의’로 대응하겠다는 강경 입장을 내세웠지만 민주당의 입법 강공이 이어질 경우 정치적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민주당의 연이은 쟁점 법안 발의와 관련해 “다수당이 머릿수로 법안 발의를 밀어붙이면 여당은 거부권으로 저지할 수밖에 없다”이라면서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유도해 탄핵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거부권 행사 숫자는 즉 곧 거대 야당 입법 폭주의 가늠자”라며 민주당에 책임을 돌리기도 했다.

전문가는 민주당의 거부권 유도 전략이 윤 정부의 임기 종료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쿠키뉴스에 “민주당은 윤 정권을 인정하지 않는다. 특히 ‘정권 심판’이라는 총선 민심을 받아 총공세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며 “대통령이 스스로 물러날 때까지 몰고 갈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매번 거부권 행사를 할 수 없는 만큼, 무조건 이기는 싸움이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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