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수원] 첫날부터 달랐다 '김경문 야구'..."안치홍 2루, 리드오프 유로결"

차승윤 2024. 6. 4.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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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신임 김경문 감독이 4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KT 와의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있다. 수원=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하주석(31)이 3번이다. 책임감을 가져야 해서다. 안치홍(34)은 2루수로 나간다. 1번 타자로 유로결(24·이상 한화 이글스)을 낸다. 앞으로 얼마든지 스타가 될 수 있는 선수다."

첫 경기부터 파격이다. 김경문 한화 감독이 주황색 유니폼을 입고 치르는 첫 경기부터 선발 라인업에 대폭 변화를 가했다.

한화는 4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리는 2024 KBO리그 정규시즌 KT 위즈와 원정 경기에서 선발 라인업으로 유로결(중견수)-김태연(1루수)-하주석(지명타자)-노시환(3루수)-안치홍(2루수)-채은성(우익수)-최재훈(포수)-이도윤(유격수)-장진혁(좌익수)을 선택했다.

다소 파격적이다. 한화는 이날 경기 전까지 상위 타순으로 1번 타자 김태연, 2번 타자 요나단 페라자를 써 왔다. 이어 3번 노시환, 4번 안치홍, 5번 채은성으로 이어지는 타선을 구축했다. 타격감이 가장 좋은 페라자를 앞뒤로 다음 타자들이 감싸는 형태였다. 1번부터 장타력을 갖춘 이들이 연달아 나서는 효율성이 특징이었다.

김경문 감독은 첫 날부터 이 틀을 바꿨다. 물론 이유는 있다. 일단 바로 그 페라자가 나설 수 없다. 페라자는 지난달 31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수비 도중 부딪히면서 부상을 입고 이후 결장 중이다. 4일 경기 전 취재진 앞에 선 김경문 감독은 "페라자가 아직 조금 불안감이 있다고 했다. 내일은 괜찮다고 했다고 해 복귀를 미뤘다"고 설명했다.

한화 신임 김경문 감독이 4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KT 와의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의 훈련을 살피고있다.. 수원=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한화 신임 김경문 감독이 4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KT 와의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들과 인터뷰하고있다.. 수원=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과감한 선택들이 줄을 이었다. 꾸준히 선발 2루수로 나오던 황영묵 대신 안치홍이 2루수로 나온다. 이적 후 주로 1루수로 뛰던 그의 과감한 2루 복귀다. 김경문 감독은 "오늘은 왼손 투수 웨스 벤자민이 상대다. 영묵이가 그동안 잘 치고 있었지만, 안치홍을 2루로 냈다"고 했다. 공격력 강화가 이유다. 김 감독은 "원정 경기에서는 우리가 선제 공격을 하고 점수를 내야 한다. 그래서 공격에 중점을 뒀다"고 했다.

안치홍의 2루 출전에 대해서 그는 "어제 베테랑 선수들과 식사했다. 안치홍이 먼저 '2루수 출전을 준비할까요'라고 묻더라. 그 말 없던 선수가 먼저 꺼내 깜짝 놀랐다"고 웃으며 "'당연하지'라고 답해줬다"고 전했다.

다음 선택은 3번 타자 하주석. 부상으로 퓨처스(2군)에 내려갔던 그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중심 타선에 비해 장타력이 떨어지는 그를 3번으로 기용한 이유는 멘털 차원이 컸다. 김경문 감독은 "한 번 책임감을 가져보라는 의미"라고 했다.

한화 신임 김경문 감독이 4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KT 와의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의 훈련을 살폈다. 김감독이 김재걸 코치와 얘기 하고있다. 수원=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한화 신임 김경문 감독이 4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KT 와의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있다. 수원=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다음 파격은 1번 타자 유로결이다. 올 시즌 3경기에 출전한 유로결은 아직 안타가 없다. 통산 타율도 0.147에 불과하다. 광주제일고 시절 최고의 5툴 플레이어로 꼽혔으나 아직 꽃피우지 못하는 중이다.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에서 여러 선수들의 잠재력을 일찌감치 알아본 김경문 감독은 이번에도 확신에 가까운 평가를 내렸다. 그는 "유로결이 스타가 될 감이다. 오늘 많이 긴장했을 거다. 한화 팬들이 많이 응원해주시고 눈여겨 봐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유로결을 고른 건 취임식 때부터 밝힌 빠른 야구에 대한 갈망으로 보인다. 두산과 NC에서도 김 감독은 '육상부'의 선두 주자로 불렸다. 김 감독은 "베이스가 커진 후 다른 팀들이 다 도루가 엄청 늘었는데, 한화는 가장 아래에 있다. 이래서는 안 된다. 강팀들도 많이 뛰고 있다. 빠른 선수들에게 하나씩 기회를 주고, 가능성 있으면 더 기용하려고 한다"고 기대했다.

수원=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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