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릴레이 정상회담한 '자원부국' 아프리카…"갈 길 멀다" 전망 왜
아프리카는 한국에 늘 ‘기회의 땅’이었다. 뒤집어 말하면 지금껏 기회에 눈을 감았거나, 기회가 있어도 잡지 못했다는 얘기다. 윤석열 대통령이 4~5일 서울에서 아프리카 25개국 정상과 갖는 회담을 계기로 ‘자원 부국’ 아프리카와 경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프리카가 ‘블루 오션’으로 꼽히는 건 성장 잠재력이 커서다. 국제연합(UN)에 따르면 아프리카 대륙에 속한 55개국 인구는 14억1000만명(2022년 기준)이다. 연평균 2.5%씩 늘고 있다. 2050년 25억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25세 이하 청년이 전체 인구의 60%가 넘는 ‘세계에서 가장 젊은 대륙’이기도 하다. 중위연령(연령 순위 중간값)이 18.8세다. 세계 평균 중위연령(30.5세)보다 10세 이상 낮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3.7%)도 세계(2.4%)와 격차가 크다.
무엇보다 아프리카는 손꼽히는 자원 부국이다. 크롬·망간·코발트 같은 2차전지 핵심 소재가 곳곳에 묻혀있다. 세계 매장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롬 80%, 망간 61%, 코발트 52%, 백금 89%, 원유 10%, 천연가스 8%에 달한다. 선진국이 구애의 손길을 뻗치는 이유다.
중국·일본은 이미 아프리카에서 저 멀리 치고 나갔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자료를 분석한 결과 아프리카의 7대 핵심 광물 광산을 보유한 숫자가 중국은 1992개, 일본은 134개다. 한국은 36개에 그친다(2022년 기준). 막대한 규모의 공적개발원조(ODA) 자금을 수십 년 째 아프리카 대륙에 쏟아부은 결과가 가져온 차이다.
경쟁국보다 한국은 갈 길이 멀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전체 무역 규모(1조2725억3048만 달러)에서 아프리카가 차지하는 비중은 1.3%에 불과했다. 대륙별로 분류했을 대 8개 대륙 중 아프리카가 7위(꼴찌는 대양주)를 차지했다. 사실 아프리카는 한국에 있어 전형적인 ‘냄비 외교’의 상징이다. 미국·중국·일본 같은 1순위, 유럽·중동·아세안 같은 2순위 외교국은 물론 3순위인 중남미 등에도 밀리는 곳으로 분류된다. 엑스포 유치나 정상회담 등 계기가 있을 때만 반짝 관심이 몰리는 수준이다.
한선이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아프리카 경제외교에서 후발주자인 한국이 가진 유일한 강점은 급속한 경제성장의 ‘물고기 잡는 법’을 아프리카와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아프리카도 단기간에 급속도로 경제성장을 이뤄낸 한국식 ‘새마을 경제’ 모델에 관심이 있는 지점을 공략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장밋빛 전망을 걷어내고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아프리카는 여전히 정치·사회적으로 불안정한 데다 국가별로 분쟁이 있는 곳도 많다. 정부가 산업을 주도하는 식이라 민간이 단독으로 진출하기도 쉽지 않다. 김명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아프리카지역본부장은 “주요국과 ‘광물 안보 파트너십’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현지에 광물 정·제련 설비를 구축하는 등 장기적인 안목에서 경제 파트너로서 다가가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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