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건전성 비상…20곳 부동산 연체율 12%, 1년새 2.6배
저축은행 자산 순위 상위 20곳의 1분기 부동산 업종 관련 대출 연체율이 12%를 넘어섰다. 1년 사이 2.6배 뛰었다. 고금리 장기화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에 저축은행의 대출 건전성 악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4일 저축은행중앙회 경영공시에 따르면 자산 순위 상위 20개 저축은행의 1분기 부동산 업종(PFㆍ건설ㆍ부동산 업종 합산 평균)의 대출 연체율은 12.08%에 이른다. 지난해 1분기(4.57%) 대비 7.51%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연체율 10% 선을 넘어선 곳은 1곳에서 14곳으로 불어났다. 20곳 중 상상인저축은행 연체율이 25.05%로 가장 높고, 뒤를 이어 키움(17.59%), 페퍼(17.41%). 웰컴(16.47%) 등 순이었다.
부동산업종 가운데 PF 연체율도 상승세다. 1분기 PF 연체율은 11.05%로 1년 전(4.4%)보다 6.65%포인트 올랐다.
PF에 가려져 있지만, 가계의 대출 부실이 또 다른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저축은행의 가파른 자산 성장을 주도한 가계대출이 생계자금형 개인신용대출이라는 점도 불안 요인으로 꼽는다.
나이스신용평가정보에 따르면 17곳 저축은행의 지난해 말 가계부문 연체 대출채권 잔액은 2019년 말 대비 5564억원 늘었는데, 이 중 76.4%(4254억원)가 생계자금형 연체 대출채권이었다. 연체율도 뛰고 있다. 17곳 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이 지난해 말 5.4%로 1년 전(4.2%)보다 1.3%포인트 올랐다. 지형삼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고금리와 경기회복 지연 등에 따라 개인신용대출의 연체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저축은행이 부실에 대비해 대손충당금 벽을 더 높게 쌓으면서 실적도 나빠지고 있다는 점이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전국 79개 저축은행은 1543억원 순손실을 냈다. 전년 동기보다 손실 규모가 1016억원 늘었다.
금융당국도 저축은행의 건전성 관리에 공들이고 있다. 지난 3일부터 금융감독원은 연체율 관리가 미흡한 10여개 저축은행에 현장 점검에 나섰다. 지난 4월 일부 저축은행 대상으로 연체율 관련 현장점검을 한 이후 두 번째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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