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는 어떻게 여성들이 통치하는 나라가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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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여성 대통령 선출을 계기로 멕시코에서 여성 정치가 급성장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멕시코 여성들은 미국 여성들보다 30년이나 늦은 1953년까지 대통령 선거권이 없었다.
멕시코는 이번 선거에서 여성 대통령을 뽑았고, 수도인 멕시코시티 시장에도 여성이 선출됐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3일(현지시간) 이에 대한 분석 기사에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70) 현 대통령이 2000년 멕시코시티 시장이 되면서 멕시코에서 여성 정치 시대가 열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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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여성 대통령 선출을 계기로 멕시코에서 여성 정치가 급성장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멕시코는 마초 문화로 유명하고, 라틴 아메리카의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여성운동의 역사가 짧다. 1980∼1990년대 권위주의 정부들이 무너진 후에야 여성들은 정치 참여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멕시코 여성들은 미국 여성들보다 30년이나 늦은 1953년까지 대통령 선거권이 없었다. 9년 전까지만 해도 여성 주지사는 단 한 명도 없었다.
하지만 현재는 여성 리더십이 두드러진 나라가 됐다. 멕시코는 이번 선거에서 여성 대통령을 뽑았고, 수도인 멕시코시티 시장에도 여성이 선출됐다. 31개 주 중 13개 주에서 여성 주지사가 당선됐다.
또 멕시코 의회는 여성 의원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여성 의원 비율은 미국 의회의 두 배에 달한다. 지난해 멕시코에서는 아나 릴리아 리베라 리베라(51)가 상원 의장을, 마르셀라 게라 카스티요(64)가 하원 의장을 맡아 여성이 모두 의회 수장에 올랐다.
멕시코 대법원과 중앙은행의 수장도 여성이다. 지난해 1월 노르마 루시아 피냐 에르난데스(63) 당시 대법관이 현재의 대법원 기틀을 마련한 1825년 이래 여성으론 처음으로 대법원장에 선출됐다. 앞서 2022년 1월에는 당시 재무차관보였던 빅토리아 로드리게스 세하(46)가 중앙은행(BANXICO·방시코) 총재에 올랐다. 멕시코 첫 여성 중앙은행 총재다.
내무부, 외교부, 교육부, 경제부, 안보부 등 현 정부 핵심 부처의 각료 역시 여성이 맡고 있다.
멕시코는 어떻게 여성이 통치하는 나라가 됐을까.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3일(현지시간) 이에 대한 분석 기사에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70) 현 대통령이 2000년 멕시코시티 시장이 되면서 멕시코에서 여성 정치 시대가 열렸다고 전했다.
오브라도르 당시 시장은 남성 반, 여성 반으로 시청 내각을 구성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61) 대통령 당선자도 이때 그의 환경비서로 임명됐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멕시코의 여성 정치인과 활동가, 변호사, 학계 등은 힘을 모아 여성 국회의원 후보에 대한 쿼터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여성 의원 쿼터는 처음에는 30%였다가 40%로 확대됐고, 결국 50%로 정해졌다.
오브라도르가 대통령이 된 후 멕시코는 2019년 모든 선출직 후보와 행정·사법부 최고위직에 “모든 것에 대한 평등”을 확립하는 포괄적인 헌법 개정안을 의회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그리고 이 개정안을 실행하기 위한 기관을 설립했다. 국가선거기구(The National Electoral Institute)라는 이름의 이 기관은 정당들이 동일한 수의 여성 후보들을 선출하도록 감시하고, 여성 경쟁자에 대해 성차별적인 발언을 한 정치인들의 선거권을 박탈할 수 있다. 여성 정치 참여를 평등하게 보장하기 위한 이런 기관은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런던 로열할로웨이대학의 젠더 및 정치학 교수인 제니퍼 피스코포는 “성별 할당제와 동등성 개정은 여성의 정치 참여를 정상화하고, 정당들이 여성 후보에 대해 가치를 부여하도록 압박하는 데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WP에 말했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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