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 치료하며 깨달은 지혜 한 조각 나눠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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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아 기자]
당진시립중앙도서관은 지난 3월 9일부터 9월 마지막 주까지 '에세이 쓰기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나 역시 참가자 명단에 들어 기쁘게 글을 쓰고 있다(관련 기사: "글쓰기 함께 배우고 나누고 싶다" https://omn.kr/27tmi ).
▲ 배지영 작가님의 에세이글쓰기 강의를 듣고 있는 필자의 모습. |
ⓒ 김정아 |
물론 실수와 좌충우돌을 겪으며 후폭풍처럼 후회하는 감정이 닥쳐올 때도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의 나는 그런 후회를 반복하지 않고 가장 옳은 길을 찾아가고자 한다.
오늘을 잘 산다는 건 현재의 이 순간을 긍정적이고 의미 있게 살아가는 것이다. 어제의 후회에 머물지 않으며, 내일의 불확실성에 두려워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오늘을 살아가는 것이 내가 선택한 길이다. 현재의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다.
단순히 하루를 버티는 것이 아니다. 현재의 순간을 최대한 긍정적이고, 적극적이며, 의미 있게 살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즉, 과거에 지지 않는 길을 간다는 뜻이다.
"암환자가 그렇게 돌아다녀도 괜찮겠어?"
"그냥 아무것도 하지 말고 집에서 푹 쉬지 그래."
"그러다 또 다른 곳으로 전이되면 어떡하려고."
투병 이력이 있다보니, 내 건강을 나보다 주변에서 더 많이 걱정한다. 아마도 항암치료를 받을 때마다 병원 입퇴원을 반복하기 때문에 더 걱정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미 지나간 일이다. 항암치료를 받겠다는 선택이 옳았든 그르든, 더 이상 바꿀 수는 없는 게 현실이다. 나는 지나간 일에 대해 후회하는 대신 오늘을 행복하게 살아가기로 결심했다.
암투병을 하면서 나는 달라졌다. 과거 어떤 부탁이든 당연히 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했던 내 모습을 돌아보게 되었다. 그땐 남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것이 나의 의무라고 여겼다.
지금은 예전과 다르다. 나 자신을 우선시하는 법을 배웠다. 아무리 작은 부탁이라도, 내가 무리해서 들어줘야 할 이유는 없다.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나를 희생하지 않고
어떤 일이든 처음 시작할 때, 제대로 된 정보를 수집하고 이후에 일을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 땀 흘리고 수고한 결과를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그런 노력의 가치를 모르는 이들에게 내 시간을 내어줄 필요는 없다. 누군가의 부탁을 들어주는 것은 내 선의에서 비롯되는 것이지, 그들의 권리가 아니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나 자신을 희생하지 않고 도울 수 있는 경우에만 손을 내밀기로 했다.
취재 요청이 들어왔을 때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예전처럼 무리해서 응하지 않고 과감하게 거절한다. 과거에는 컨디션이 나빠도 상대방을 배려하려고 애썼지만, 이제는 내 건강과 안정을 우선시하는 법을 배웠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일어나더라도 예전처럼 무조건 나서지 않는다.
남의 기대에 맞춰 살아가다 보면 자신의 삶을 놓칠 수밖에 없다. 나 자신에게 떳떳한 삶을 위해 남의 부탁을 무조건 들어주기보다는 나의 가치와 노력을 존중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타인의 기대에 맞춰주다 보면 정작 자기 삶을 놓치기 쉽다. 더는 남의 기대에 얽매이지 않고, 나 자신을 우선시하며, 내 삶의 주인공으로 살아가기로 다짐했다.
행복은 별거 없다. 지금의 나처럼 발길 닿는 곳에서 맨발 걷기를 시도하는 것도 좋다. 즐겨 듣는 어쿠스틱 콜라보 음원을 찾아 유튜브, 멜론 등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다운로드해 듣기도 하면서 하루를 촘촘히 기록한다. 오늘의 나를 후회하지 않기 위해, 현재의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내가 선택한 길이다.
▲ 에세이글쓰기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 나를 찾아가는 여정은 항상 즐겁다. |
ⓒ 김정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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