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터간 남편 돌려줘" 러 국방부 앞 부인들 무릎꿇고 시위
러시아 모스크바 국방부 청사 앞에서 15명 안팎의 여성이 3일(현지시간) 무릎 꿇고 시위를 했다. 이들의 내건 현수막에는 "징집된 남편을 집으로 돌려보내라"는 읍소가 적혀있었다.
AFP 통신과 러시아 독립 언론들에 따르면 이날 시위를 벌인 여성은 드레이 벨로우소프 국방장관과 면담도 요구했다.
파울리나라고 밝힌 한 여성은 텔레그램에서 "국방장관의 대리인이 우리에게 올 것이라는 약속을 받고 현수막을 내렸다"고 말했다.
일부 여성들은 유모차에 어린아이들을 태우고 나와 시위에 참여했다. 한 여성은 어린 딸을 가리키며 "출산 3개월 만에 남편이 징집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022년 2월 24일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이 특별 군사작전 개시 명령을 선언하면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은 벌써 2년 3개월을 훌쩍 넘어섰다. 당초 속전속결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물거품이 되면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22년 9월 예비군을 대상으로 부분 동원령을 내렸다. 러시아가 군 동원령을 발동한 것은 제2차 세계대전 후 처음이었다.
시위에 참여한 여성들은 "상상할 수 없는 긴 시간 동안 그곳에 머무는 동원병과 계약직 군인은 집으로 돌아갈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시위에 참여한 여성들은 기존 징집병 아내들의 단체 '집으로 가는 길' 소속이 아니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지난달 31일 집으로 가는 길과 이 단체에서 시위를 주도한 마리아 안드레예바를 '외국 대리인'(스파이)으로 지정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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