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의 또다른 도발…X “합의된 성인 콘텐트 게시 허용”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대주주로 있는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가 성인 콘텐트 게시를 공식적으로 허용했다.
3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X는 최근 자사 웹사이트에 게시된 콘텐트 관련 규정을 개정해 이용자들 간에 합의된 성인 콘텐트를 보여주는 걸 허용한다고 밝혔다.
X는 웹사이트를 통해 “합의가 이뤄지는 한 성적인 주제와 관련된 자료도 제작, 배포, 소비할 수 있어야 한다”며 “시각적이든 글이든 성적인 표현은 합법적 형태의 예술적 표현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성과 관련된 걸 포함해 자신의 신념, 욕구 및 경험을 반영하는 콘텐트에 참여하고 제작할 수 있는 성인의 자율성을 믿는다”고 덧붙였다.
다만 엑스는 “자유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아동 또는 성인 사용자가 원치 않을 경우 성인 콘텐트 노출을 제한하고 있다”며 “약탈, 비동의, 미성년자에 대한 성적 대상화나 해악과 음란행위 등을 조장하는 콘텐트는 금지한다”고 강조했다. 프로필 사진이나 배너 등 눈에 잘 띄는 곳에 성인 콘텐트를 공유하는 것도 허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러한 제한은 인공지능(AI)이 생성한 성인 콘텐트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엑스는 성인 콘텐트를 정기적으로 게시하는 사용자들에게 모든 이미지와 영상 앞에 경고 메시지를 띄워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실 X에서 성인 콘텐트 게시가 금지됐던 것은 아니다. 지난 2022년 10월 머스크가 X를 인수한 이후 관련 규정이 별도로 없는 ‘회색지대’ 상황이 이어져 왔는데, 이번에 게시 허용을 공식화한 것이다.
외신은 X의 정책 변경이 수익 증대를 위한 전략적 행보라고 평가했다. 미 경제전문 매체 포춘은 “머스크는 X를 인수한 후 수입원 다각화를 위해 구독 수익을 추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며 “규정 변경을 통해 X는 ‘음란물의 안식처’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콘텐트 제작자와 고객이 긴밀한 상업적 관계를 형성한 유료 구독형 성인플랫폼 ‘온리팬스(Only Fans)’의 노력을 따라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틱톡, 유튜브 등 다른 플랫폼과 다른 길을 가는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브룩 에린 더비 코넬대 커뮤니케이션 부교수는 AP에 “성인용 콘텐트를 허용하려는 엑스의 움직임은 머스크 이후 회사 마케팅 전략과 잘 맞아떨어진다”며 “도발적인 엑스는 ‘브랜드 안전’을 내세운 경쟁사와 차별화하려고 노력해 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누드나 성적 표현을 제한하는 가이드라인이 있어 다른 플랫폼에서 소외된 크리에이터나 아티스트 등에게도 구애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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