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영일만 유전' 발표에 야당 "국민 눈 돌리려는 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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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냥 장미빛 발표만 한 것 아닌가. 그것도 성급한 발표 아닌가.""특검과 탄핵이 두려워 국민의 눈을 돌리기 위한 꼼수는 아닌지 의심스럽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취임 후 첫 국정브리핑을 통해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서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한 데 대한 야당의 반응이다.
아직 시추를 통해 확인되지 않은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을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발표한 '정치적 맥락'이 있을 것이라는 혹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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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태, 조혜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국정브리핑에 참석해 동해 석유·가스 매장과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
ⓒ 대통령실 제공 |
"마냥 장미빛 발표만 한 것 아닌가. 그것도 성급한 발표 아닌가."
"특검과 탄핵이 두려워 국민의 눈을 돌리기 위한 꼼수는 아닌지 의심스럽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취임 후 첫 국정브리핑을 통해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서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한 데 대한 야당의 반응이다. 아직 시추를 통해 확인되지 않은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을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발표한 '정치적 맥락'이 있을 것이라는 혹평이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발표대로 석유가 콸콸 나오면 정말 좋겠다"면서도 윤 대통령의 발표는 성급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정부가 발표한 탐사자원량은 (석유·가스) 140억 배럴이 들어 갈 그릇의 크기를 발표한 것이다. 실제 그 그릇에 뭐가 담겨 있고 얼마나 담겨 있는지는 나중에 확인해봐야 한다"면서 "그러나 정부는 마냥 장미빛 발표만, 그것도 성급한 발표를 한 것 아닌가라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김 수석부대표는 50년 이상 지속된 일본과의 '7광구' 공동개발에 대한 정부의 대책 마련을 강조했다. 제주도에서 남쪽으로 200km 떨어진 '7광구'의 경우, 1978년 공동개발구역협정을 맺은 일본의 개발중단선언으로 내년 종료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그는 "포항 앞바다도 중요하지만 현재 개발 중인 제주도 남쪽 7광구도 시급하게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라며 "국회 입법조사처 보고에 따르면, 2025년 6월 일본이 공동개발협정을 종료하고 7광구 대부분을 일본이 가져가고 나머지를 중국이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제발 헌법이 정한 대통령으로서의 역할과 국토와 국민을 지키는 일을 하기 위해 매진해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 수석부대표는 이날(4일) KBS라디오 '전격시사'와 한 인터뷰에서도 "실제 매장의 가능성만 가지고 대통령이 발표를 너무 빠르게 했다"며 "그것이 주식시장에 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또 "대통령 지지율이 21% 정도까지 바닥을 치는데 이를 반전하기 위해 메시지를 낸 것 아닐까 하는 측면에서 이해도 되지만, 정치적으로 악용한 것 아니냐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꼬집었다.
▲ 3일 경북 포항 영일만 바다가 잔잔한 물결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이날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탐사 결과를 발표했다. 2024.6.3 |
ⓒ 연합뉴스 |
조국혁신당 외교전략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준형 의원도 같은 날 의원총회에서 "정말 그런 엄청난 석유가 실제로 있고 채굴 경제성이 있다면 너무도 좋은 일이지만 강한 의문이 든다"라며 "(대통령이) 특검과 탄핵이 두려워 국민의 눈을 돌리기 위한 꼼수는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무엇보다 그는 "시추 확인도 아닌 물리탐사 결과를 대통령의 국정브리핑으로 발표할 사안이냐. 이런 발표는 100년 후 한국이 세계 1위의 경제 대국이 될 수 있다는 말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꼬집었다. "물리탐사 후 본 사업까지 연결되는 세계 평균 확률이 2%에 불과"한데다가, "경제효과를 보려면 수십 년이 걸릴 수도 있는 일"이라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이 나서서 발표하는 것도 이상한 일이라는 설명이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이번 발표는) 1976년 독재자 박정희 대통령의 영일만 석유 발표의 판박이처럼 보인다"라며 "(박정희 전 대통령은) 거창하게 연두기자회견에 발표하고, 나중에 포항 석유는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판명돼 시추를 중단했다고 단신으로 처리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발표가) 혹시라도 윤석열 정부의 특기인 주가조작의 의도라도 있다면 정말 큰일"이라며 "경고한다. 이번 정보를 미리 확보한 자들의 장난질로 수많은 개미의 피흘림이 있다면 좌시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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