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한은 전망 실패했다'는 지적, 오히려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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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성장률 속보치(1.3%)가 기존 예상치(0.6%)를 두 배 넘게 상회하자 지난달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0.4%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경제를 전망할 때 현재의 경제 상황이 어떠한지 실시간 데이터가 확보된다면 예측도가 높아질 수 있다"면서도 "데이터 집계에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사실상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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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속보치가 예상을 크게 웃돌면서 한은이 사실상 전망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기자)
"당연히 개선점을 찾아야 합니다. 다만 이번에 성장률을 0.4%포인트 바꿨는데 이런 일은 다반사란 것입니다. 전망이란 건 자연과학이 아니기 때문에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중요한 건 오류가 났을 때 어떤 이유에서 차이가 났고, 정책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논의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이창용 한은 총재)
1분기 성장률 속보치(1.3%)가 기존 예상치(0.6%)를 두 배 넘게 상회하자 지난달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0.4%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이에 5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뒤 기자간담회에서 ‘한은이 예측에 실패한 거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당초 내수가 부진할 것이란 전망과 달리, 민간소비는 예상 밖의 호조를 보였다. 이창용 총재는 이날 간담회에서 국제통화기금(IMF)도 미국과 일본의 성장률을 크게 조정했다며 전망의 예측도를 높이는 건 어려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경제전망은 정확하게 예측하기엔 방법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 전망 시점 이후 급격히 전쟁 상황이 악화돼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 경제는 기존 전망과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전망 기관들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경제모형을 개발해 참고하고 앞으로 경제에 영향을 줄 변수가 무엇이 있는지, 그 영향은 어느 정도일지 토론을 거친 끝에 전망치를 발표한다. 그 과정에서 변수를 놓치거나, 변수의 영향력을 과소 혹은 과대평가할 경우 전망에 실패할 수 있다.
이렇듯 100% 정확한 전망은 한계가 있다. 다만 전망이 실제와 다를 경우 그 여파는 클 수 있다. 경제 전망은 미래의 통화·재정정책의 방향을 결정하는 데 쓰일뿐더러 시장 참여자들에게 미래 경제 상황에 대한 힌트를 준다. 전망이 부정확하다면 너무 빠르거나 늦은 부적절한 정책이 진행될 수 있어 인플레이션 혹은 디플레이션을 촉발할 위험성이 커진다. 이 총재의 말처럼 전망은 원래 틀릴 수 있지만 ‘틀려도 된다’는 인식으로 굳혀지지 않도록 경계가 필요하다.
전망이 빗나간 지금은 오히려 한은이 정밀한 데이터를 확보할 기회다. 이 총재는 1분기 소비가 예상보다 크게 개선된 데 대해 정부의 이전지출 효과를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는데, 그 이유로 자료를 신속하게 입수하는 데에 제약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경제를 전망할 때 현재의 경제 상황이 어떠한지 실시간 데이터가 확보된다면 예측도가 높아질 수 있다”면서도 “데이터 집계에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사실상 쉽지 않다”고 말했다. 통상 전망을 할 땐 통계청 등에서 발표하는 정형자료들을 참고하지만, 집계까지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최신 데이터를 확보하기엔 무리가 있단 것이다.
한 전망 기관 관계자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고속도로 통행량 데이터, 날씨 데이터 등 실시간 소비 상황을 짐작할 수 있는 프록시(proxy·대리) 데이터를 참고한다면 예측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이번 경험을 계기로 ‘전망은 틀릴 수밖에 없다’는 인식보단 좀 더 정밀한 데이터를 확보해나갈 기회로 삼아야 한다.
박재현 기자 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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