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대화를 하는 것뿐인데 신기하게… [편집장 레터]
“권오현 회장님 지론 중 ‘피자 한 판’이 있어요. 피자 한 판을 같이 나눠 먹을 수 있는 사람 수 이상을 넘어가면 안 된다는 거죠. 분기에 1번 8명 정도가 모여 회장님께 멘토링을 받고 있는데, 여러 가지 질문을 드리면 답을 해주시는 식으로 진행이 됩니다. 그냥 대화를 하는 것뿐인데 신기하게도 그 대화가 회사 경영에 큰 도움이 됩니다. 언젠가 한 번은 ‘어떤 사람을 뽑아야 하나’라는 질문이 나왔는데 바로 적용해볼 수 있는 실질적인 답을 해주셔서 감탄했던 기억이 선연합니다.”
전직 CEO 멘토 중 최고 인기 멘토로 꼽힌다는 권오현 전 삼성전자 회장으로부터 몇 년째 멘토링을 받고 있다는 한 CEO가 들려준 말입니다.
국내외 대기업에 몸담았던 선배 CEO, 고위 임원 중 인생 2막의 방점을 스타트업 투자·육성에 찍는 이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네요. 그 덕에 멘토링받은 스타트업이 유니콘으로 등극하는 등 성공 사례 역시 증가하는 추세라죠. 권 전 회장 외에도 황창규 전 KT 회장, 박진수 전 LG화학 부회장 등 LG그룹 계열사 전임 CEO 6명이 함께하는 ‘엔젤6+’, 전동수 전 SDS 사장, 박정국 전 현대차 대표, 이금룡 전 옥션 대표 등 셀 수 없이 수많은 CEO가 멘토링에 열과 성을 다하고 있다는 전언입니다.
전직 CEO의 조언을 받아본 스타트업 창업자와 경영진들은 입을 모아 그들의 경험은 곧 ‘산업자산’이자 ‘공공재산’이라 치켜세웁니다. ‘스타트업 CEO가 아닌, 일개 자연인인 나는 멘토링을 받을 수 없는 걸까’ 생각하는 독자분도 분명 있을 겁니다. 그럴 리가요. 일단 매경이코노미 p.42~51을 펼쳐보시고요. 권오현 전 회장이 쓴 책 ‘초격차-리더의 조건’에서도 힌트를 엿볼 수 있습니다. ‘초격차-리더의 질문’은 권 전 회장이 리더들과의 만남에서 마주한 32개의 고민과 질문에 대한 답을 정리한 책입니다.
‘우리 조직에 적합한 사람인지 어떻게 알아볼 수 있습니까(옥석을 가려내는 법)’라는 질문 편을 볼까요.
“저는 회의를 자주 하지 않는 대신 부하 직원들과 간담회나 점심 식사를 하면서 지금 하는 일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왜 그런지에 대해 자연스럽게 의견을 청취하는 편입니다… 임직원의 실력을 알아보는 좋은 방법은 질문을 해보고 답변을 들어보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단답형 대답이 아니라 상대방의 생각을 이끌어내는 질문을 던지는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현직 CEO가 기업 육성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사례도 있습니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신한은행장 시절, ERP 전문기업 더존비즈원을 직접 찾아갑니다. 국내 중소기업 70% 정도가 더존 ERP 솔루션을 이용한다니 중소기업 데이터가 최고로 많고 당연히 중소기업 신용평가 또한 잘할 것 같다는 판단에서였죠. 그렇게 신한금융과 더존은 기업신용평가 회사 ‘테크핀레이팅스’를 합작 설립하고 5월 30일 기업신용등급제공업 본인가까지 받았습니다. 신한금융은 기업신용평가 노하우를 얻어 좋고, 더존비즈원은 신성장동력을 찾았으니 더할 나위 없이 좋겠죠. 이런 사례가 앞으로 더더더 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소연 부장 kim.soye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62호 (2024.06.05~2024.06.1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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