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비하했던 윤 대통령, MB처럼 자원외교 노리나

임병도 2024. 6. 4.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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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1년 당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이 안동대학교 학생들과의 간담회에서 한 발언입니다.

아프리카를 비하했던 윤석열 대통령이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개최합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마음으로 도움을 주고 또 도움을 받으며 한국은 아프리카와 함께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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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광물 자원이 풍부하다지만... 불안정한 상황으로 협력과 개발 쉽지 않아

[임병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린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환영만찬에서 만찬사를 하고 있다.
ⓒ 대통령실제공
"지금 기업이 기술로 먹고살지, 손발 노동을 해서 되는 게 하나도 없다. 그건 인도도 안 하고 아프리카나 하는 것"

지난 2021년 당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이 안동대학교 학생들과의 간담회에서 한 발언입니다. 그의 주장은 손발로 육체노동을 하는 노동자는 물론이고 아프리카 대륙을 폄하하고 비하하는 발언이었습니다.

아프리카를 비하했던 윤석열 대통령이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개최합니다. 3일에는 아프리카 48개국 정상과 대표 60여 명을 초청해 공식 환영 만찬을 가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마음으로 도움을 주고 또 도움을 받으며 한국은 아프리카와 함께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했습니다. 만약 아프리카에서 온 정상들이 윤 대통령이 "손발 노동은 아프리카나 하는 것"이라고 발언했다는 사실을 알면 어땠을까요? 

아프리카 광물자원, 필요하지만 쉽지 않다... MB 정부 시즌2 우려도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3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린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환영만찬 영접장에서 모퀘에치 에릭 마시시 보츠와나 대통령, 네오 제인 마시시 여사를 맞이하고 있다.?
ⓒ 대통령실제공
 
대통령실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윤석열 정부가 출범 초기부터 아프리카와의 전략 협력을 추진해 왔다고 밝혔습니다. 김 차장은 "아프리카의 전략성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며 "아프리카는 핵심 광물 자원이 풍부해 4차 산업혁명을 위해 반드시 협력해야 할 파트너"라고 강조했습니다. 

아프리카는 엄청난 광물 자원이 매장돼 있고, 인구가 많아 잠재력이 있는 대륙임은 분명합니다. 문제는 기아와 질병, 내전과 불안한 정치 상황으로 협력과 개발이 결코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특히 부정부패가 만연한 경우가 있어, 원조나 투자만 하다가 끝이 나는 사례도 부지기수입니다. 

자원개발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까닭에 아프리카와의 협력은 시대적 흐름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간 우리나라는 해외자원개발에 실패를 거듭해 왔습니다. 한국광물자원공사는 부채가 무려 6900%까지 치솟아 한국광해광업공단으로 통합됐습니다.

일각에선 윤석열 정부가 MB맨들을 중용하며 MB정부 시즌2로 가고 있는 상황이라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 실패를 답습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아프리카를 둘러싼 미·중 갈등, 한국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영화 '블러드 다이아몬드' 포스터
ⓒ 워너브라더스코리아
 
영화 '블러드 다이아몬드'는 액션 영화이지만 아프리카인들의 피로 얻어진 다이아몬드라는 의미처럼 채굴 과정에서 벌어지는 탐욕과 인권유린, 전쟁의 참상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아프리카는 전 세계 광물자원 매장량의 30%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분쟁광물'이라고 불리는 주석, 탄탈룸, 텅스텐, 금, 구리, 리튬 등의 채굴을 두고 내전과 테러, 갈등과 분쟁이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과 중국은 전자제품과 전기차 배터리에 필수인 광물을 놓고 아프리카에서의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갈등과 분쟁도 발생합니다. 특히 미국은 아프리카 국가들의 대중국 의존도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개발도상국들과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중국의 반격도 만만치 않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거대한 국가인 미국과 중국도 아프리카를 놓고 분쟁을 벌이고 있는데, 과연 한국이 그들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아프리카 정상들을 한국에 초청한다고 그들이 광물개발을 순수히 허락할까요? 누가 봐도 쉽지 않습니다. 오히려 미·중 갈등에 휘말려 아프리카에 원조만 하다가 성과는 얻지도 못하고 철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덧붙이는 글 |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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