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007 스파이 알고보니 中 공무원 출신…"정식 훈련도 받아"

이현우 2024. 6. 4.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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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영국 비밀정보부(MI6)에 포섭된 자국 공무원 부부의 간첩활동을 적발했다며 영국 정부를 공식적으로 비난했다.

지난 4월 영국 정부가 중국측 스파이 혐의로 의회연구원을 체포해 중국을 비난한 것에 대한 보복조치로 풀이된다.

BBC는 "영국 정부는 해당 사안에 대해 확인하지도, 부인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며 "영국 정부 안팎에서는 이번 간첩사건 공개를 몇 주전 영국 의회연구원이 중국측 스파이 혐의로 체포된 것에 대한 보복행위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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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英 유학도중 포섭돼"
서방국 中 스파이 비난 속에 공개
영국 비밀정보국(MI6) 건물의 모습.[이미지출처=영국 비밀정보국 홈페이지(www.sis.gov.uk)]

중국 정부가 영국 비밀정보부(MI6)에 포섭된 자국 공무원 부부의 간첩활동을 적발했다며 영국 정부를 공식적으로 비난했다. 지난 4월 영국 정부가 중국측 스파이 혐의로 의회연구원을 체포해 중국을 비난한 것에 대한 보복조치로 풀이된다. 이달 중 개최될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중국 스파이에 대한 미국과 유럽국가들의 경계가 더욱 강화되면서 양측간 마찰 또한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국가안전부는 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위챗 공식 계정을 통해 "치밀한 조사를 통해 영국 MI6가 중국 중앙국가기관 공무원인 왕모씨, 저우모씨 부부를 포섭한 중대한 간첩사건을 적발했다"며 "이들은 MI6의 외유와 설득, 강압에 이기지 못하고 간첩으로 포섭됐으며 정식 훈련까지 받았다"고 밝혔다.

국가안전부에 따르면 왕씨 부부는 2015년 중국과 영국간 교류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유학을 신청해 영국으로 건너갔다. 이후 왕씨와 같은 학교에 위장 입학한 MI6 요원이 친분을 쌓으며 접근해 고액의 보수를 주는 자문 아르바이트를 제안했고, 왕씨가 이를 수락하면서 관계가 시작됐다.

MI6 요원은 목표물로 삼은 왕씨 부부를 저녁식사와 여행에 계속 초대하며 환심을 샀고, 공개 프로젝트 참여 등을 제안하다가 나중에는 중국 국가기관의 핵심 정보를 빼줄 것을 요청했다. 국가안전부는 "정상적인 자문 수수료보다 훨씬 높은 컨설팅 비용을 지불하겠다며 왕씨를 유혹했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가 공개한 간첩사건에 대해 영국 정부는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BBC는 "영국 정부는 해당 사안에 대해 확인하지도, 부인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며 "영국 정부 안팎에서는 이번 간첩사건 공개를 몇 주전 영국 의회연구원이 중국측 스파이 혐의로 체포된 것에 대한 보복행위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4월 영국 의회의 중국연구그룹 소속 연구원 2명이 중국 스파이 혐의로 체포됐다. 이들은 보수당 의원들과 접촉해 민감한 국가기밀 및 중대사항 정보를 빼돌려 중국 측에 전달한 혐의를 받았다. 당시 중국 정부는 "완전히 날조된 악의적인 비방"이라며 "영국은 반중(反中)정치 조작을 중단하고 자작적인 정치 희극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오는 6일부터 9일까지 이어지는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미국과 유럽 등 서방국가들의 중국 스파이에 대한 경계심이 매우 강해지면서 간첩사건을 둘러싼 서방과 중국간 마찰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지난달 7일 독일 연방검찰은 유럽의회 소속 막시밀리안 크라 의원의 측근인 지안 궈 보좌관이 유럽의회 내부정보를 중국 정보기기관에 넘겼다는 혐의로 체포하고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독일 검찰은 크라 의원이 중국, 혹은 러시아로부터 뇌물을 받았는지 여부에 대해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보다 앞선 4월에는 프랑스 해군의 핵잠수함 기지가 있는 브레스트 지역에서 중국인 여학생과 해군기지 직원들간 결혼식이 크게 늘어나면서 중국이 여성 스파이 요원들을 이용한 미인계 공작을 썼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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