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앞바다 석유탐사 성공률 15~20%, 시추 비용만 1500억"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다는 정부 발표에 대해 지질학 전문가가 "앞으로 갈 길이 멀다"며 "내년 초반에 시추의 결과를 보고서 판단을 더 해야 된다"는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유인창 경북대학교 지질학과 명예교수는 이날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와 인터뷰에서 "우리나라의 그 동안에 탐사 성공률을 보면 한 15%에서 20% 정도로 생각하시면 된다"며 이처럼 말했다.
유인창 명예교수는 "엑슨모빌이라든가 코노코필립스라든가 이런 대규모의 석유 기업들은 보통 한 30%의 확률을 갖고 사업을 진행한다"며 "(우리나라도) 그 전에 한 5년 동안 그 지역에 여러 가지 시추를 했는데 아직까지 성공을 한 적이 없어서 범위를 좁혀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는 그 지역에서 거의 시추의 마지막 단계가 된 것 같고, 대통령께서 발표하신 내용은 그만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이 드셨기 때문에 발표를 하셨던 것 같다"고 윤 대통령이 직접 발표한 배경을 추측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온 길보다 앞으로 갈 길이 멀다"며 "대통령께서도 말씀하셨듯이 앞으로 차분하게 기다려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첫 번째 시추공, 이번에 듣기로는 올 말이나 내년 초에 시추를 할 계획인 걸로 발표를 하시는 것 같은데 그것이 성공을 해야 그다음에 시추를 어떻게 할 것인가가 진행이 될 것"이라며 "내년 초반에 시추의 결과를 보고서 판단을 더 해야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유 교수는 예상 소요 비용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대통령께서 말씀하시는 그 지역이 수심이 한 2000m 정도가 된다"며 "그래서 수심이 깊을 경우에는 시추 심도가 깊어지게 되고 또 그만큼 비용이 더 늘어나기 때문에 지금 시추에만 약 한 1500억원 정도 그 이상의 비용이 소요될 거라고 생각하시면 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첫 국정 브리핑을 열고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 탐사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정부 들어와 지난해 2월 동해 가스전 주변에 더 많은 석유 가스전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하에 물리 탐사 심층분석을 맡겼다. 그 결과 최근 140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유수 연구기관과 전문가들의 검증도 거쳤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는 1990년대 후반에 발견된 동해 가스전의 300배가 넘는 규모"라며 이미 산업통상자원부의 탐사시추 계획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날 브리핑에 동석한 정부 관계자는 탐사성공률에 대해 "저희가 받은 자료에는 20% 정도"라고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예상 비용에 대해선 "최소 5개의 시추공을 뚫어야 하는데 1개당 1000억원이 넘는 비용이 들어간다"며 "세계 최고의 에너지 개발 기업들도 벌써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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