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엑스' 성인 콘텐츠 허용…"예술적 표현될 수 있어"

어린이·비동의 성인에는 노출 제한
도발적인 마케팅으로 타사와 차별점 평가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가 플랫폼 내 성인 콘텐츠 게재를 허용하기로 했다.

3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엑스는 최근 자사 웹사이트에 고지한 콘텐츠 관련 규정에서 "합의에 따라 제작 및 배포되는 성적인 주제 관련 자료들은 이용자가 생성, 배포, 소비할 수 있어야 한다"며 "시각적으로든 글을 통해서든 성적 표현은 합법적 형태의 예술적 표현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엑스는 "어린이 및 성인 콘텐츠를 보지 않기로 선택한 성인에 대해선 성인 콘텐츠 노출을 제한할 것"이라며 "착취, 비동의, 미성년자에 대한 성적 대상화 및 음란한 행위를 조장하는 콘텐츠도 게시를 금지한다"고 설명했다. 또 "프로필 사진이나 배너 등 눈에 잘 띄는 곳에 성인용 콘텐츠를 공유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AP통신은 "머스크 CEO가 2022년 트위터를 인수하기 전에도 트위터 내 성인 콘텐츠 게시는 허용돼 왔었다"며 "이번에 그 정책을 공식화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해당 정책은 인공지능(AI)이 생성한 자료에도 적용되며, 회사는 정기적으로 성인용 콘텐츠를 게시하는 이용자들에게 모든 이미지 및 영상 앞에 경고 메시지를 표시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브룩 에린 더비 코넬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과 부교수는 "이처럼 성인 콘텐츠를 허용하려는 엑스의 움직임은 머스크 CEO의 마케팅 전략과 잘 맞아떨어진다"며 "엑스는 당당하고 도발적인 행보로 브랜드 안전을 우선시하는 타사 플랫폼들과 차별화하려고 노력해왔다"고 평가했다. 이어 "회사가 과도한 노출이나 성적 표현을 제한하는 다른 SNS 플랫폼에서 배척된 창작자와 예술가들에게 구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한편 머스크 CEO는 지난 4월 엑스에 새로운 안전 책임자들을 임명하며 브랜드 이미지 회복에 나섰다. X의 극단주의 콘텐츠 방치에 실망한 기업들이 잇따라 광고를 철회하면서 매출에 타격을 입자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풀이된다. 머스크 CEO는 엑스 인수 후 '표현의 자유'를 내세우며 "다양한 신념이 건강한 방식으로 표현될 수 있는 광장"을 표방해 왔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