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협 "느려도 꾸준히, 매번 성장한 모습 보여줄 것" [D:인터뷰]

류지윤 2024. 6. 4.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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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작 tvN '엄마 친구 아들'

"배우가 아니었어?"

엔플라잉이 이승협이 tvN '선재 업고 튀어'에 출연하면서 가장 많이 들은 말 중 하나다. 연기적으로 문제 없이 봐줬다는 의미로,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시청자들을 잘 속였다는 기분 좋은 희열감을 느낀다는 이승협. 그는 지난 달 28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에서 류선재(변우석 분)의 절친이자 이클립스 리더 백인혁으로 출연했다.

ⓒFNC엔터테인먼트

변우석과의 실제 친구 같은 케미스트리와 드라마의 분위기를 한층 살려주는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드라마의 관심이 커질 수록 이승협의 주가도 높아졌다. 이승협은 드라마의 인기 이유를 변우석과 김혜윤, 그리고 극의 탄탄한 이야기라며 공을 돌렸다. 이승협의 말도 맞지만 류선재, 임솔(김혜윤 분)의 가교 역할을 하는 동시에 실제 밴드 경력을 살려 이클립스를 이끌었던 백인혁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드라마가 많은 사랑을 받아 어머니가 좋아하세요. 친구들께서 제 이야기 하신다고 해서 인기를 조금씩 실감하고 있어요. 우리 드라마 인기 이유는 선재가 너무 잘생겼고 솔이가 너무 사랑스럽고, 모든 캐릭터들이 너무 귀엽고 대본이 좋고 스토리가 재미있어서 아닐까요.(웃음)"

'선재 업고 튀어'의 백인혁은 이승협과 전혀 다른 성격의 인물이다. 평소 성격이 차분한 편인 이승협은 백인혁을 연기하기 전, 어렵게만 느껴졌다. 그래서 참고한 건 엔플라잉의 멤버 재현이었다.

"인혁은 제가 지금까지 맡은 캐릭터 중 가장 저와 달라요. 처음에는 그런 것들이 부담이 됐고 어렵게 다가왔어요. 망가져 본 적도 별로 없기도 했고요. 원래 인혁은 방송에서 나오는 것보다 훨씬 밝은 친구였어요. 인혁을 잘 표현하기 위해 저에게 귀여운 부분이 뭐가 있을까 고민도 해봤어요. 생각보다 많더라고요.(웃음) 허당기라든지 눈치 없는 모습을 스스로 캐치했어요. 또 엔플라잉 멤버 중에 재현이가 제일 활달해요. 그 친구를 참고했어요. 인혁이 침 뱉는 시늉을 하는 건 사실 재현이가 제게 가끔 하는 행동이에요. 하하. 재현이한테는 이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어요. 그러면 또 우쭐해져서 저를 놀리거든요. 이번 작품을 하면서 인혁이로서 저에게 없었던 모습을 시청자분들이 귀여워 해주셔서 조금 더 망가져도 되겠다 싶더라고요. "

'선재 업고 튀어'를 무사히 잘 마치기 위해 이승협이 설계한 미션 중 하나는 변우석과 친해지기다. 실제로 친해져야 화면에서도 '절친 케미스트리가'가 나올 수 있다고 믿었고, 미션은 성공적이었다.

"감독님께서 처음부터 '이 드라마가 잘 되려면 정말 친구처럼 지내야 한다'라고 말씀해하셨어요. 선재와는 절친으로 나오니 연기로 다가가면 절대 안될 것 같았어요. 우석이에게 '나의 첫 번째 목표는 너와 친구가 되는 것'이라고 선언했죠. 같이 술도 먹고 개인적으로 운동도 같이 하고요. 수영 레슨도 따라가려고 했었어요. (웃음) 사실 우석이가 한 살 많아 처음에는 형이라고 했는데 지금은 이름 부르며 편하게 지내요. 그런데 이제 작품이 끝났으니 형이라고 불러야 하나 고민하고 있어요."

엔플라잉으로 2015년 5월에 데뷔해, 배우 활동을 하며 맞이한 9년차에 만난 백인혁은 선물과도 같았다. 자신과 성격은 달랐지만 가수의 꿈을 키우는 고등학생 인혁, 인기 밴드의 이클립스 리더인 인혁에게서 공감 요소가 많았다. 이러한 포인트들은 이승협이 백인혁에게 더욱 애정을 갖게 만들었다.

"드라마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인혁이도 고등학생 지방에서 올라온 설정이에요. 저도 그랬거든요. 학원이 주변에 없다 보니 주말마다 올라와서 레슨 받았어요. SM 주말 오디션, '슈퍼스타K', '전국노래자랑' 등 오디션도 봤었고요. '슈퍼스타K' 오디션 보는 장면을 찍는데 줄 서서 기다렸던 기억이 나더라고요. 최소한 인혁이가 어떤 마음으로 '슈퍼스타K'에 지원했는지는 알 것 같았죠."

무대 아래의 인혁은 어딘가 허당스럽지만 무대 위 인혁은 실제 이승협의 정체성을 담았다. 무대 위와 아래의 모습이 확연하게 달라야 할 것 같다는 이승협의 해석이었고 감독도 동의했다.

"평소 인혁은 귀엽고 눈치가 없다면 무대 위에서는 바뀌어야 한다고 판단했어요. 무대 위에서 너무 프로답게 보이려나 싶기도 했지만, 저대로 연주를 했는데 스태프들이 오히려 좋아해 주시더라고요."

가장 기억에 남는 신은 12회 선재와 바닷가에서 속내를 주고 받는 신이다. 이 장면을 촬영할 때 실제 눈물이 날 정도로 백인혁에게 이입했다. 배우로서 처음 경험한 일이었다.

"이 정도로 감정을 드러냈던 건 '선재 업고 튀어'가 처음이었어요. 그럴 수 있는 기회도 없었고요. 바다신은 우는 신이 아니었는데 선재의 대사에 감정이 터져버리더라고요. 인혁과 선재의 감정이 잘 보여서 그 장면을 좋아하게 됐어요. 촬영하면서 한 번도 안 쉬고 곡 작업도 하고 있는데 이 장면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것도 있어요."

드라마와 함께 OST도 많은 인기를 끌었다. 특히 극중 이클립스의 '소나기'는 음원차트 멜론 HOT100에 진입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승협은 '소나기'가 처음 만들어지던 때부터 발표까지 모든 과정을 알고 있기에 더욱 애틋하다고 했다.

"'소나기'를 좋아해요. 저희 한성호 대표님이 쓰셔서 처음 나왔을 때부터 들었거든요. 되게 옛날 감성처럼 느껴졌는데 선재가 부름으로써 완성돼 사랑 받는 모습을 보니 애틋하게 느껴져요. 곡에 서사가 느껴져요. 처음에는 프로듀서로서 이 곡에 공감해 줄 수 있을까 싶었는데, 콘텐츠의 하나로 응원과 사랑을 받으니 신기해요."

어려서부터 남들보다 조금 느린 편이라는 이승협. 하지만 조급하지는 않다. 꾸준히 나아가는 한 걸음이 모두 자신에게 좋은 방향으로 축적된다고 믿고 있다. '선재 업고 튀어'는 이승협의 그런 신념이 반영된 결과물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이전보다 한층 성장한 모습으로 자신만의 궤적을 만들어나가려 한다.

"배우로서 항상 부족하고 배우고 있다고 생각해요. 한 작품이 끝나면 다음에 더 좋은 작품을 보여드리겠다고 말씀을 드려왔는데, 그만큼 성장한 것 같아서 기뻐요. 다음에도 그 말을 또 지키고 싶어요. 배우와 밴드 영역을 나누지는 않으려고요. 계속 제 일들을 꾸준히 하고 싶어요. 매 순간 결과에 대해 크게 생각하지 않고 과정이 즐거우면 돼요. 과정이 무조건 즐거울 수 없지만 다 같이 만들어 나갈 때 그걸 중요하게 생각해요. 제가 원래 조금 느린 편인데, 어려서부터 꾸준히 했던 게 쌓이고 있는 것 같아요. 그렇게 계속 해나갈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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