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목사 청탁후…대통령실 직원 “서초동 연락받아” 전화

김건희 여사(왼쪽)과 최재영 목사. 뉴시스

최재영 목사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가방을 건넨 이후 대통령실 직원으로부터 ‘서초동’을 언급하는 연락을 받았다며 증거자료를 내놨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 목사는 지난달 31일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 소환조사를 받으면서 대통령실 조모 과장과의 통화 녹취를 제출했다. 녹취에서 조 과장은 2022년 10월 17일 최 목사에게 전화해 “김창준 의원님 건으로 ‘서초동’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며 청탁 내용 검토 결과를 언급했다.

이는 2022년 9월 명품가방을 선물하면서 청탁한 김창준 전 미국 연방하원 의원의 국립묘지 안장과 관련된 내용으로, 여기서 ‘서초동’은 김 여사 측을 의미한다는 게 최 목사와 서울의소리 측의 주장이다.

통화에서 조 과장은 “말씀을 전해 듣기로는 우선 절차를 좀 많이 밟으셔야 하는 상황”이라며 “(김 전 의원) 사모님이 여사님 면담을 요청하시는 걸로 들었는데 맞냐”고 확인한다. 이후 절차 등을 설명한 조 과장은 문자메시지로 보훈처 송모 사무관의 연락처를 안내한다.

최 목사는 닷새 뒤 송 사무관에게 연락해 조 과장에 대해 물었고, 이에 송 사무관은 “저와 그분은 통화한 적은 없고 파견 나가 있는 과장님께 말씀을 하셨나 보더라”고 답했다고 한다.

지난달 29일 아랍에미리트연합국(UAE) 대통령 방한 환영식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 뉴시스

김 여사가 최 목사의 청탁에 반응한 정황은 서울의소리 측이 검찰에 제출한 카카오톡 대화와 메모 등에서도 나타난다. 여기에는 최 목사가 카카오톡으로 2022년 6월 샤넬 쇼핑백 사진을 보내며 연락하자 김 여사가 일정을 조율한 뒤 “만남은 보안을 부탁드린다”고 답한 내용이 담겼다.

최 목사는 이렇게 만난 6월 20일 첫 접견에서 김 여사가 인사 청탁을 받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의소리 측이 검찰에 제출한 최 목사의 A4 6쪽짜리 메모에는 김 여사가 누군가의 전화를 받아 “뭐라고? 그분을 금융위원으로 임명하라고? 알았어, 잠시만”이라며 통화 내용을 받아 적었다는 대목이 나온다.

화장품 선물을 받은 김 여사가 비서에게 포장지를 뜯도록 하고 직접 물건을 만지며 감사의 표현을 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김 여사는 같은 해 7월 10일에는 최 목사와의 카카오톡 대화에서 당시 불거진 이원모 인사비서관 배우자의 수행 논란으로 조심하고 있다는 취지의 답변을 하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