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 체력·철벽 수비 살아났다...안세영, 마지막 고비 넘고 '올림픽 금메달' 청신호

안희수 2024. 6. 4.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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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싱가포르오픈 결승전에서 천위페이를 꺾은 안세영이 우승 트로피를 들고 웃고 있다. 사진=대한배드민턴협회

마지막 고비를 넘어선 '셔틀콕 여제' 안세영(21·삼성생명)이 막강한 경기력을 되찾았다. 이로써 그는 눈앞으로 다가온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 기대감을 높였다.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여자단식 랭킹 1위 안세영은 지난 2일 싱가포르에서 끝난 싱가포르오픈 결승전에서 라이벌 천위페이(중국·랭킹 2위)를 게임 스코어 2-1(21-19 16-21 21-12)로 꺾고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지난 3월 프랑스오픈 이후 약 3개월 만에 BWF 투어 대회 정상에 올랐다. 올 시즌 세 번째 금메달.

안세영은 그동안 정상적인 경기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지난해 10월 항저우 아시안게임(AG) 천위페이와의 결승전에서 오른쪽 무릎 부상을 당한 뒤 이전보다 움직임이 느려졌다. 1월 인도오픈 8강전에서는 오른쪽 허벅지 통증을 호소하며 기권한 뒤 한 달 넘게 재활 치료를 받았다. 복귀 무대였던 프랑스오픈에서 우승하며 재기 신호탄을 쐈지만, 바로 이어진 전영오픈 야마구치 아카네(일본·랭킹 5위)와의 4강전에선 긴 랠리 뒤 왼발을 절뚝이며 이상 징후를 보이며 패했다. 4월 열린 세계여자단체선수권(우버컵)에서도 컨디션 난조로 대회 완주에 실패했다. 

우려가 커지자 안세영은 지난달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슬개건(무릎 인대) 파열 부상이 처음 진단과 달리 짧은 시간 내 좋아질 수 없다. 파리 올림픽까지 최대한 (몸 상태를) 유지해 통증에 적응해야 한다. 당장 결과보다 올림픽에 초점을 두고 있다"라는 글을 올렸다. 손등에 'I CAN DO IT(나는 할 수 있다)'라는 문구를 적은 사진을 함께 게재한 그는 "올림픽이라는 무대에서 후회하지 않도록 준비할 것"이라며 재기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전영오픈 이후 대회 출전을 줄이며 근·체력 관리에 나선 안세영은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나선 마지막 해외 원정에서 부상 후유증을 극복한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싱가포르오픈 결승전 3게임에서는 안세영 특유의 강철 같은 체력과 수비력이 빛났다. 

안세영이 지난 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싱가포르오픈 천위페이와의 결승전에서 수비를 하고 있다. 사진=대한배드민턴협회

안세영은 스코어 8-5로 앞선 상황에서 천위페이가 그의 정면으로 강하게 보낸 푸시 공격을 동물적인 감각으로 걷어냈다. 12-6에서는 몸을 날려 대각선 스매싱을 받아낸 뒤 허를 찌르는 대각선 드롭샷으로 득점했다. 이 공격은 상대 공세를 무력화 시키는 안세영의 주 무기다.

19-10에서 챔피언십 포인트를 따낸 수비도 탄성을 자아냈다. 천위페이가 푸시 공격에 이어 스매싱을 안세영 왼쪽 구석에 찔렀지만, 다시 몸을 날려 수비했다. 천위페이의 집중력이 갈수록 떨어졌다.

안세영은 지난해 11월 구마모토 마스터스 4강전에서 천위페이에게 패했다. AG에서 당한 부상 여파가 있었다. 파리 올림픽 '미리 보는 결승전'으로 평가받은 이날 싱가포르오픈 결승전에서 난적을 꺾은 건 의미가 크다. 무릎 부상을 안고도 체력을 앞세워 천위페이를 잡은 항저우 AG 결승전 경기력을 재연했다.

경기 뒤 안세영은 "부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노력한 만큼 (좋은 결과를) 보여드릴 수 있어서 행복하고 기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유의 포효 세리머니도 보여줬다. 안세영은 4일부터 인도네시아오픈에 출전,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최종 리허설을 치른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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