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액으로 우울증 진단·치료하는 시대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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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타액(침)으로 우울증을 진단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기존 심리학적 방식보다 객관적·과학적 기준으로 우울증을 진단·치료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석정호 교수팀은 침 속 호르몬인 '코르티솔' 기반으로 우울증을 진단하는 소프트웨어 '마인즈내비(Minds.NAVI)'를 개발하고 대한신경정신의학회 학술지 최신호에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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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타액(침)으로 우울증을 진단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기존 심리학적 방식보다 객관적·과학적 기준으로 우울증을 진단·치료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석정호 교수팀은 침 속 호르몬인 ‘코르티솔’ 기반으로 우울증을 진단하는 소프트웨어 ‘마인즈내비(Minds.NAVI)’를 개발하고 대한신경정신의학회 학술지 최신호에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마인즈내비는 우울증 설문 평가도구(PROVE)와 타액 내 바이오마커(생체지표) 분석 시스템으로 구성된다.
우울증 진단은 일반적으로 심리학적 설문 평가와 면담을 통해 이뤄진다. 자가 보고에 기반을 둔 방식이기 때문에 편향과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정신의학계는 우울증 등 정신질환도 신체질환처럼 생물학적 지표를 포함해 진단을 객관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코르티솔은 스트레스 같은 외부 자극에 맞서 몸이 최대의 에너지를 내도록 돕는 호르몬이다. 선행 연구에 의하면 우울증 환자의 코르티솔 농도가 낮게 나타났다. 우울증이 심할수록 신체가 스트레스에 대응할 준비가 부족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에 연구팀은 타액 호르몬 분석 결과를 우울증 진단 과정에 접목했다. 우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평가와 면담을 통해 주요 우울장애 환자로 진단된 35명과 건강한 대조군 12명을 선별했다. 이어 PROVE 검사로 심리 지표를 수집하고 침을 채취해 생물학적 지표를 측정했다. 마지막으로 마인즈내비 소프트웨어로 두 지표를 통합 분석해 비우울증군은 건강(녹색)·유의(황색)로, 우울증군은 경도(주황색)·중증(적색)으로 분류했다.
그 결과 마인즈내비의 진단 정확도는 97.9%로 나타났다. 주요 우울장애 환자 35명을 모두 우울증으로 진단했다(민감도 100%). 건강 대조군 12명 중 11명은 비우울증으로, 1명은 우울증으로 분류했다(특이도 91.7%). 우울 증상이 심할수록 코르티솔의 양이 낮게 나타난다는 사실도 다시 입증됐다.
석 교수는 3일 “자가 보고식 심리학 분석에 생물학적 지표를 더해 우울증 진단의 정확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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