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임’ 4시간 30분 이내 병원 도착 급성 뇌경색 환자 10명중 4명도 안돼

민태원 2024. 6. 4.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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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 뇌경색 치료의 핵심은 '골든타임'으로 알려진 4시간30분 안에 병원에 와서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다.

하지만 팔다리 힘이 빠지고 발음이 어눌해지는 등의 증상 발생 후 골든타임 이내로 병원에 도착하는 환자들은 10명 중 4명이 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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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연구팀, 10년간 조사
7시간이 중간값… 지역간 편차도 커
2016년 이후 정체… 전혀 개선 안돼


급성 뇌경색 치료의 핵심은 ‘골든타임’으로 알려진 4시간30분 안에 병원에 와서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다. 하지만 팔다리 힘이 빠지고 발음이 어눌해지는 등의 증상 발생 후 골든타임 이내로 병원에 도착하는 환자들은 10명 중 4명이 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 도착 지연에는 지역 간 편차가 컸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정근화 교수와 이응준 공공임상교수 연구팀은 2012~2021년 전국 61개 병원에서 한국뇌졸중등록사업(KSR)에 등록된 급성 뇌경색(일과성허혈발작) 환자 14만4014명을 대상으로 병원 도착 지연의 추세와 지역별 편차를 평가하고 4.5시간(270분) 초과 도착의 요인을 분석했다.

그 결과 해당 기간 병원 도착 시각의 중앙값은 7시간이 넘는 460분이었으며 4.5시간 내 병원에 도달한 환자는 36.8%에 불과했다. 병원 도착 시각은 2016년 429분으로 가장 짧았으나 이후 소폭 증가해 그 수준을 유지하는 양상을 보였다. 뇌경색 치료의 핵심인 병원 도착 지연 문제가 10년간 개선되지 않았을 보여준다.

또 연구팀이 ‘지니 계수(소득 불평등 지표로 0은 완전 평등, 1은 완전 불평등을 의미)’를 사용해 지역 간 병원 전 단계 소요 시간의 격차를 평가한 결과 ‘지역 간 불평등’이 0.3을 초과하는 수준으로 유지됐다.

연구팀은 “높은 지역 간 불평등에는 응급의료 서비스와 자원의 분포, 지역별 교통 상황, 의료 인프라 접근성 등 여러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 이런 격차를 해소하려면 무엇보다 지역별 맞춤형 대책과 자원 배분이 필요함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병원 도착 지연에 영향을 미치는 독립적 요인으로는 ‘경미한 뇌졸중 증상’이 1.55배로 가장 높았다. 이어 ‘기존 신체장애’(1.44배), ‘당뇨병’(1.38배), ‘65세 초과 고령’(1.23배), ‘흡연’(1.15배), ‘고혈압’(1.21배), ‘여성’(1.09배) 순으로 분석됐다. 이런 요인을 가진 환자는 골든타임 안에 병원에 오지 못할 위험이 크다는 의미다.

정 교수는 3일 “특히 뇌경색 증상이 가벼운데도 병원 방문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었다는 것은 뇌졸중에 대한 환자들의 인지도가 아직 낮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아울러 뇌경색 증상 발생 후 4.5시간 내 병원에 도착해야만 시행 가능한 ‘정맥 혈전용해술 치료(막힌 혈관 뚫는 시술)’를 받는 환자 비율은 2014년 9.2%에서 2021년 7.8%로 감소했다. 이는 병원 도착 지연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오히려 악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유럽 뇌졸중 저널’ 최신호에 발표됐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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