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애가 꼬리치는데”…밀양 성폭행범 부모 발언 ‘공분’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재조명
주동자 지목된 남성 근무 식당 측 “1년 전 그만둬”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 가해자들이 경찰에 붙잡혀 온 모습. JTBC 보도화면 캡처

20년 전 발생한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주동자로 지목된 30대 남성의 근황이 온라인상에 공개돼 다시금 공분이 일면서 가해자 부모의 과거 적반하장식 인터뷰가 재조명됐다.

4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밀양 성폭행범 부모 인터뷰’라는 제목의 글이 공유됐다. 해당 글에는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당시 한 피의자의 부모가 언론 인터뷰에 응한 모습이 캡처돼 첨부됐다.

당시 피의자 학생 어머니 A씨는 “왜 피해자 가족한테 미안한 마음이 들어야 하나. 왜 그래야 하나”라고 되물었다. 이어 “우리가 지금 피해 입은 건 생각 안 하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A씨는 피해자 부모를 향해 2차 가해성 발언도 했다. 그는 “딸자식을 잘 키워야지. 그러니까 잘 키워서 이런 일이 없도록 만들어야지”라며 “여자애들이 와서 꼬리치는데 거기에 안 넘어가는 남자애가 어디 있나. 억울하다. 사람들이 지금 입이 없어서 말 못하는 것 아니다”라고 말했다.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 가해자의 한 부모 발언이 담긴 당시 보도화면.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해당 인터뷰 내용은 2022년 방송된 tvN ‘알아두면 쓸데있는 범죄 잡학사전 알쓸범잡2’에서도 다뤄진 바 있다. 당시 네티즌들은 “부모까지 동조했네” “손녀한테도 저런 소리 할 건가” 등 분노 섞인 비판을 쏟아냈다.

사건은 2004년 경남 밀양에서 남학생 44명이 여자 중학생 1명을 1년간 집단으로 성폭행한 일이다. 가해자들은 1986~1988년생으로 범행 당시 고등학생이었다. 이들은 범행 모습을 휴대전화로 촬영해 ‘신고하면 유포하겠다’고 피해자를 협박하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검찰은 성폭행에 직접 가담한 일부만 기소했고 나머지는 소년부에 송치하거나 풀어줬다. 기소된 10명도 이듬해 소년부로 송치돼 보호관찰 처분 등을 받는 데 그쳤다. 44명 중 단 한 명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은 것이다. 전과도 남지 않았다. 해당 사건은 영화 ‘한공주’, 드라마 ‘시그널’ 등의 소재로 다뤄지기도 했다.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 주동자로 지목된 30대 남성이 경북 청도군 한 식당에서 일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백종원 유튜브 영상 캡처

최근 한 유튜버의 폭로를 통해 밀양 사건에 다시금 이목이 쏠렸다. 유튜버는 당시 사건 주동자로 30대 남성 A씨를 지목하며 그의 이름과 사진 등을 공개했다. 특히 그가 일했다는 경북 청도군 한 식당을 공개했는데, 이 식당이 1년 반 전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유튜브에서 소개된 ‘맛집’으로 알려져 파장이 커졌다. 해당 식당에는 ‘별점 테러’가 이어졌다.

해당 식당 측은 “A씨가 저희 집안 조카인데 일한 지는 1년이 넘었다”면서 “저도 (A씨를) 고용했을 당시엔 ‘열심히 살아보겠다’고 해서 받아줬는데 (사실을 알고는) 너무 파렴치하고 막 소름도 돋고 도저히 같이 얼굴을 볼 수도 없어 ‘이래서 안 된다’는 판단하에 제가 그만두게 했다”고 연합뉴스TV에 밝혔다.

해당 식당은 3일 ‘가게 확장 및 이전을 위해 당분간 휴업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내걸었다. 이 식당은 불법건축물에서 영업해 왔던 사실이 드러나 담당 지자체의 시정명령과 함께 철거 절차를 밟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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