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플렉스 시즌5] “운세가 딱딱 맞는다? 미래 아는 데만 집중하면 오늘을 잃게 돼”

최기영 2024. 6. 4.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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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 신앙 고민에 말씀으로 대답하다
이정규 서울 시광교회 목사가 지난달 28일 서울 경동교회에서 신앙적 고민을 담은 청년들의 질문내용에 답하고 있다.


비자발적 포기가 기본값이 된 ‘N포 세대’의 현실은 갈피를 잡기 어려운 수렁으로 청년들을 내몬다. 하지만 묻지 않는 이에게 길은 나타나지 않는다. 그렇기에 진리를 향하는 길은 끊임없이 묻는 이들에게만 주어지는 선물이다.

크리스천 청년이라고 해서 시대적 현실이 피해가진 않는다. 하지만 답을 구하려 멈춤 없이 고민하며 묻는 이들과 그 물음에 신학적 통찰을 바탕으로 혜안을 제시하려는 이들이 있기에 우리는 또 다른 길을 발견한다.

이 시대의 크리스천 청년들을 응원해온 국민일보 갓플렉스(God Flex)는 지난달 17일부터 1주일 동안 인스타그램 ‘와이 더 미션(ythemission)’을 통해 ‘당신이 예수를 믿지 못하는 이유’를 물었다. 댓글은 또 다른 이유와 물음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갓플렉스는 청년들이 남긴 이야기들을 모아 탁월한 변증적 설교가이자 ‘신학 덕후’로서 청년 목회를 하고 있는 이정규 서울 시광교회 목사에게 답을 청했다. 그리고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경동교회(임영섭 목사)에서 이 목사와 함께 청년들이 전한 말들에 말씀으로 대답하는 ‘말대답’ 콘텐츠를 진행했다.

말1=보이지도 않는 걸 어떻게 믿어?

대답1=사실 우리 모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이미 꽤 많이 믿고 있다. ‘사랑’을 믿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눈에 보이는 것만 믿겠다고 가정해 보자. 어떤 이성, 또는 나의 자녀를 사랑한다고 말할 때 ‘뇌에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되고 있다’ 또는 ‘저 사람의 외모가 매력 있어서 생물학적 반응이 일어난다’라고 해야 할 지 모른다. 사랑은 눈에 보이는 현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게 보면 기독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신을 어떻게 믿어’라는 질문에 대해 눈에 보이는 방식으로 대답해준 유일한 종교다. 바로 인류의 기록물인 성경에서 자기 자신을 하나님이라고 선언한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에 살았던 역사적 인물이기 때문이다.

말2=언제까지 ‘정신 승리’ 해야 돼?

대답2=‘인생 살기 힘드니까 고통과 괴로움을 달래려고 교회 가서 위로받는 일종의 정신 승리 아닐까’라고 생각한다면 기독교를 반쪽만 본 것이다. ‘정신 승리’란 말은 실제로는 졌는데 이겼다고 자위하는 것이다. 축구로 치면 ‘우리가 0 대 3으로 졌지만 볼 점유율은 70%였어. 이긴 거나 다름없어’ 이런 것이다. 하지만 이는 기독교의 본질이 아니다. 성숙한 기독교인들 중에는 자신의 결핍을 채우기 위해 기독교를 믿는 게 아니라 이미 채워졌기 때문에 자기의 것을 다 쏟아 부으며 희생하는 이들이 많다.

말3=새신자 환대에도 MBTI가 필요하다

대답3=공감한다. 내향적인 새신자에게 수백 명의 시선이 꽂힌 환대는 부담스러울 것이다. 백화점에 갔는데 직원이 졸졸 따라다니며 자꾸 말을 걸면 매장을 나가고 싶지 않나. 반대로 직원이 멀리 떨어져 신경도 안 쓰면 정작 고객에게 도움이 필요할 때 곤란하다. 교회에도 지혜로운 ‘선’이 필요하다. 공동체에 접목하자면 일단 가볍게 환영을 해주고, 등록 카드를 쓰길 원하는 분에겐 “몇 주간 다녀보세요”라고 권면하면서 새신자가 원하면 언제든 곁에서 교제 나눌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게 좋겠다.

게티이미지뱅크


말4=희생을 강요하지 말라

대답4=청년 세대에게 특히 예민한 문제일 것이다. 두 가지 용기가 필요할 것 같다. 하나는 거절의 용기다. 교회에서 이뤄지는 봉사 중 그 목적이 어느 한 개인이나 소수의 유익을 위한 것에 매몰돼 있다면 이를 거절할 수 있어야 한다. 봉사를 거절하면 신앙이 없는 것처럼 치부하는 건 잘못이다. 우리는 하나님의 인정을 받고 하나님께 나아가는 사람들이다. 또 다른 하나는 내 몸을 움직일 용기다. 교회가 합당한 방식으로 연약한 이웃을 돕고 섬기는 것은 성경의 명령이다. 이 일에 동참하기를 거부하며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태도를 가지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분명히 기억해야 할 것은 교회는 이 세상에서 자기 자신만을 위해 움직이지 않는 유일한 기관이라는 사실이다.

말5=운세, 사주가 딱딱 맞아떨어지는 나.

대답5=미래를 알고 싶어하는 이유가 뭘까. 고난과 괴로움 하나 없이 만사형통하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일 것이다. 성경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경건하게 살고자 하는 자는 반드시 박해를 받는다’고 분명히 말한다. 미래를 그렇게 통제하려고 애쓰지 말고 하나님을 신뢰하며 오늘 하루를 신실하게 살아가면 좋겠다. 미래를 아는 데만 집중하면 오늘을 잃어버리게 된다.

말6=예수님도 성경도 믿어요. 그런데 기독교인은 좀···

대답6=헬스장엔 건강한 사람, 병원엔 아픈 사람이 많다. 교회는 어떨까. 교회는 헬스장보다 병원에 훨씬 가깝다. 죄를 짓고 아픈 사람들이 많다. 예수님을 기억하자. 그는 창녀, 범죄자, 파렴치한 등 끔찍한 죄인들을 가까이하셨다. 위선적인 종교 지도자들, 바리새인들과 같이 식사를 하시며 말씀을 전해주셨다. 결정적으로 선악을 떠나 모든 자기 백성들을 위해서 죽으셨다. 예수님을 믿지만 인간은 멀리하겠다는 것은 결국 예수님이 행하신 것처럼 행하지 않겠다는 선언일 뿐이다.

말7=신체 장애로 3년간 고통 받는 중. 기적이란 게 있긴 한가요?

대답7=반대로 생각해보자. 고통 가운데 살다가 아무것도 기대할 것 없이 절망인 상태에서 죽고 삶이 끝날 수밖에 없다면 어떨까. 성경은 우리의 죽음 너머 위대한 희망이 있다고 말한다. 이렇게 기도해보자. “내가 왜 장애인이 돼서 이렇게 큰 고통을 당하는지 모르겠지만 나의 삶을 돌봐 주시고 당신의 뜻이라면 꼭 고쳐주세요. 그리고 육체적 고침이 당신의 뜻이 아니라면 내가 장애를 안고 괴로움 당하는 게 아니라 이 장애를 껴안고도 하나님께서 동행하심 덕분에 행복한 삶을 살게 해주세요.” 하나님께서 반드시 응답하실 거라고 확신한다.

국민일보와 국민일보 크리스천리더스포럼(CLF·회장 이병구 네패스 회장)이 축소사회를 통과하며 위축을 경험하고 있는 이 시대 청년들을 응원하기 위해 ‘갓플렉스(God Flex) 시즌5’를 시작했다. 지난 4월 부산(수영로교회) 집회에 이어 오는 21일에는 청주 상당교회(안광복 목사)에서 두 번째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목사와 함께 한 갓플렉스 ‘말대답’ 콘텐츠는 유튜브 ‘더미션’을 통해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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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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