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끌어안고 버텼지만…급류에 갇힌 세 친구 '마지막 포옹'

갑자기 불어난 폭우로 물에 휩쓸려 실종된 세 친구의 사고 직전 영상이 공개돼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 외신은 이탈리아 북부 우디네의나티소네 강에서 벌어진 안타까운 사고 소식을 전했다.

강물에 휩싸이기 직전 서로를 꼭 껴안은 세 친구의 모습. 홈페이지 캡처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크리스티안 몰나르(25·남)와 여자 친구 비앙카 도로스(23·여), 그리고 이들의 친구인 파트리치아코르모스(20·여)가나티소네 강을 따라 산책을 하던 중 폭우로 갑자기 물이 불어나자 오도 가지도 못한 채 고립됐다.

매체가 공개한 영상에는 허벅지까지 차오른 흙탕물 속에서 세 친구가 서로를 꼭 안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서로 부둥켜안고 버티다 급류에 한 친구가 균형을 잃자 다른 친구가 다급히 손을 뻗어 쓰러지는 것을 막는 모습도 담겼다.

소방관의 지시에 따라 세 명은 서로를 끌어안고서 중심을 잃지 않으려 했지만 결국 모두 강물에 휩쓸려갔다. 구조 헬기가 도착한 것은 이들이 사라진 지 불과 1분 30초가 지난 후였다.

우디네 소방관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세 명을 구하기 위해 밧줄을 던졌지만 실패했다”면서 “이들은 말 그대로 폭우에 삼켜져 사라졌다”고 밝혔다.

사고를 당한 세 친구의 모습

이탈리아 당국은 수색작업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사고 지점에서 약 1km 떨어진 곳에서 도로스와 코르모스로 추정되는 시신을 발견해 수습했다. 우디네 소방 당국은 세 번째 실종자를 찾을 때까지 수색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언론은 “최근 2주 동안 밀라노, 크레모나 등 이탈리아 북부 지역에서 폭우가 이어졌다”면서 “세 친구들이 서로를 껴안고 있던 장면이 이들의 생전 마지막 모습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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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