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김정숙 특검? 尹 순방 예산도 조사" 배현진 "멍청한 얘기"
앙숙으로 알려진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과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이번엔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를 둘러싼 인도 방문 논란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이 의원이 김 여사 논란과 윤석열 정부를 비교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히자 배 의원은 "멍청한 얘기"라며 "'영부인 해외여행을 위한 예산'과 '국가 정상외교의 예산'이 같냐"고 받아쳤다.
이 의원은 3일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정부의 모든 순방 관련 비용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반복되는 풍문처럼 순방지에서 기업 회장들과 가졌다는 술자리 등의 비용을 세금으로 냈는지, 기업 회장들이 부담했는지 국민들이 알 수 있다면 김 여사의 인도 방문 비용을 조사해 보고 잘잘못을 따지는 것도 해볼 만하다 본다"고 지적했다. 윤 정부의 순방 예산 관련 자료가 공개돼야 국민의힘에서 추진 중인 '김정숙 특검'을 추진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의원은 "전직 대통령 부부야 이제 퇴임했지만, 현직 대통령은 ing(진행중)니까 문제가 있으면 바로 잡아야 한다"며 "윤석열 정부의 순방예산은 입법부 입장에서 자료만 준다면 탐나는 조사대상"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일에도 이 의원은 페이스북에 국민의힘의 김 여사 특검 추진을 "생쇼"라고 비판하며 "전당대회 앞두고 어르신들을 위한 부흥회가 시작되는 서곡이다. '멍청'한 것"이라고도 직격했다.
배 의원은 즉각 이 의원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대한민국 국가 재정사에 없던 '영부인만을 위해 '마련된 긴급 예산 4억원의 정체를 파악하자는데 국회가 편성하는 정상적인 국가 정상 외교 예산을 병치하자는 논리는 그야말로 '멍청'한 얘기"라고 맞받았다.
배 의원은 "문제의 핵심은 정부가 편성한 적 없고 지금도 할 수 없는 '영부인 해외행을 위한 예산'을 억지로 만들었다는 것"이라며 "문재인·김정숙 커플 외에 그 이전에도 현재도 아무도 벌인 적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 전 대통령의 주장대로 영부인의 첫 단독외교가 성립하려면 영부인 외교 예산이란 항목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여사는 단장이 아닌 문화체육관광부에 끼어 '장관 특별수행원'으로 쫓아갔다", "문체부는 위 사항과 관련 '국가재정법 위반을 우려'하며 당국과 예산 조달 방안을 심각하게 고민했다고 한다"고 구체적으로 문제점을 언급했다.
또 "국가 정상 외교의 예산 문제를 여태 이해 못 하거나 국민을 만만히 보고 또 물타기 하고 싶거나 이 중 하나일 것"이라고 했다.
배 의원은 그러면서 "내 아내의 단독외교 '내가 지시했다'던 문 전 대통령님 왜 이리 조용하신가"라고 문 전 대통령을 겨냥하기도 했다.
이 의원과 배 의원은 과거 국민의힘에 함께 있던 시절부터 여러 차례 충돌해왔다. 지난 2022년 6월 국민의힘 최고위원이던 배 의원이 당시 당대표던 이 의원에게 전 악수를 요청하자 이 의원이 뿌리치는 모습이 포착됐다. 최고위 회의가 생중계되는 상황에서도 고성을 주고받거나 배 의원이 이 의원의 성상납 의혹과 관련한 불만을 제기하며 최고위 회의에 불참하는 등의 상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김 여사 관련 특검법을 발의했다. 김 여사의 인도 방문 관련 직권남용 의혹, 옷값 특수활동비 사용 의혹 등에 대해서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야권의 특검법 발의 압박에 대한 맞불 성격으로도 평가된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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