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이화영 수사' 특검법 발의에…이원석 "사법 방해 특검"
이원석 검찰총장은 3일 김건희 여사 수사와 관련해 “우리 법 앞에 예외도 특혜도 성역도 없다”고 밝혔다. 이 총장은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대북송금 관련 검찰 조작 특검법’에 대해선 “사법 방해 특검”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총장은 이날 서울 서초동 퇴근길 도어스테핑에서 야당의 대북송금 특검법 발의에 대해 “판결 선고(7일)를 단 나흘 앞둔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의 불법 대북송금 사건에 대해서 특별검사가 검찰을 상대로 수사하는 내용의 특검법안을 발의했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이 전 부지사 변호인이 ‘이화영 유죄는 이재명 유죄 추정한다’는 주장한 상황에서 특검은 검찰에 대한 겁박이자 사법부에 대한 압력이며 그래서 사법방해 특검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또 “검찰에서 객관적 자료를 통해 술자리 회유가 없었다는 점을 명확히 밝혔고 민주당에서도 그 이후 어떤 반박도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수사 대상자가 검찰을 수사하는 것은 법치주의를 무너뜨리고 형사 사법제도를 공격·위협하는 형태”라고 비판했다.
이 총장은 취재진이 “김 여사 소환 필요성”을 묻자 “오늘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부터 여러 차장검사가 새로 보임했고, 수사팀이 재편돼 준비됐다”며 “수사팀이 수사 상황과 조사 필요성을 충분히 검토해서 바른 결론을 내리리라 믿고, 그렇게 지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사건에 있어서 검사들에게 당부하는 것은 우리 법 앞에 예외도 특혜도 성역도 없다. 그런 원칙과 기준을 견지해야 한다고 늘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부로 부임한 박승환 중앙지검 1차장검사는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을 담당하는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를, 조상원 4차장검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을 담당하는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최재훈)를 지휘하게 된다. 이 총장은 지난달 30일엔 수사팀장인 김승호 부장에게 직접 수사 경과와 향후 수사 계획 등 관련 보고를 대면으로 받았다고 한다.
이 총장은 이날 대검에서 열린 수도권 전입 고검 검사급 검사와의 만남에서도 “소금이 짠맛을 잃는 순간 가치 없는 광물에 지나지 않는 것처럼, 검찰이 공동체의 부패를 막고 사람의 몸에 필수적인 소금 역할을 제대로 다 하지 못한다면 결국 쓸모없이 버림받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직업(職業) 두 음절 중 어디에 방점을 찍느냐에 따라 큰 차이로 귀결된다”며 “일(업)을 통해 자리(직)를 얻으면 만인의 박수와 축하를 받지만, 자리 욕심에 업을 하게 되면 사사로움이 개입돼 자신과 검찰과 국가를 망치게 된다”고 당부했다.
서울중앙지검 명품백 의혹 수사도 막바지를 향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최재영 목사를 2차 소환해 2022년 9월 13일 김 여사와의 면담 당시 청탁과 관련해 이후 대통령실 조모 과장, 국가보훈부 A사무관과 통화한 녹취 파일을 제출받았다.
3일 중앙일보가 입수한 최 목사 통화 녹취 파일에 따르면 최 목사는 2022년 10월 17일 대통령실 소속 조모 과장으로부터 “잘 계셨어요? 김창준 의원님 건으로 서초동으로부터 연락을 받았어요. 우선 절차를 좀 많이 밟아야 하는 상황이더라고요”라는 전화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창준 전 미국 연방 하원의원의 국립묘지 안장을 부탁한 뒤 대통령실 조 과장이 전화를 걸어와 안장 절차에 관한 설명과 함께 국가보훈부 담당자를 소개한 내용이다. 그 닷새 후 보훈부 예우정책과 A사무관이 최 목사와 통화해 “국민훈장·수교훈장·산업훈장 등 7대 훈장을 받은 국가사회공헌자 중에서도 국위를 선양하거나 국민적 추앙을 받는 인물로서 안장심의위원회에서 결정되신 분만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김준영ㆍ김정민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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