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임직원 사과글 올려…"개인사로 의도치 않게 걱정 끼쳐 죄송"

한지혜, 조수진 2024. 6. 3. 19:3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최근 이혼 소송 항소심 판결로 SK그룹 긴급 대책 회의를 열었던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3일 사내 게시판에서 '구성원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사과했다.

최 회장은 "이 순간에도 국내외 사업 현장에서 촌음을 아껴가며 업무에 매진하는 구성원 여러분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고 무겁다"며 "개인사에서 빚어진 일로 의도치 않게 걱정을 안겨드려 죄송하다"고 운을 뗐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주최 제22대 국회의원 환영 리셉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최 회장은 "이번 가사소송 판결은 우리 그룹의 역사와 근간을 부정하고 뒤흔들었다"며 "지난 71년간 쌓아온 SK 브랜드 가치, 그 가치를 만들어온 구성원의 명예와 자부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고 했다.

또 "민주 사회의 구성원으로 사법부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우리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는 기업으로 성장해 온 역사가 정면으로 부정당한 것에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동통신사업 진출에 대해서 노태우 전 대통령을 방패막이 삼은 특혜가 아닌 철저한 준비와 실력이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이동통신사업 진출은 정경유착이 아니라 철저한 준비와 실력으로 이뤄낸 것"이라며 "노태우 정부 시절인 1992년 경쟁 후보를 압도하는 최고 점수를 얻어 제2이동통신 사업자로 선정됐지만 일주일 만에 사업권을 반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혜가 아니라 역차별을 받았다"며 "1994년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하며 어렵게 이동통신사업에 진출했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그룹과 구성원의 명예를 위해 진실규명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상고심에서 반드시 곡해된 진실이 바로 잡힐 수 있도록 하겠다"며 "그동안 SK를 거쳐 간 수십만 선배 구성원이 힘겹게 일궈온 성장의 역사가 곡해되지 않도록 결연한 자세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끝으로 임직원들을 향해 "저와 경영진을 믿고 흔들림 없이 업무와 일상에 전념해 주시길 부탁한다"며 "흔들림 없이 묵묵하게 소임을 다해 탄탄한 SK를 만들겠다"고 했다.

지난달 30일 서울고법(부장 김시철 김옥곤 이동현)은 최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에서 "최 회장은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로 1조 3808억 1700만 원, 위자료로 20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또 노 관장의 아버지, 노태우 씨의 300억 원대 비자금이 SK에 흘러갔다고 판단하기도 했다.

SK그룹은 이날 이번 판결과 관련해 임시 회의를 열고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