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키우는 맞벌이 부부, ‘자기 자신’ 위해 보내는 시간은 겨우…

신소영 기자 2024. 6. 3.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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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맞벌이 가정의 24%가 우울 문제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 0∼9세 자녀를 둔 서울 맞벌이 부부 55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3.6%는 우울감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결혼 자체를 고민하는 청년 세대가 여러 허들을 넘어 혼인하고 자녀를 낳아도 육아와 돌봄의 장벽에 부딪히고 우울증까지 겪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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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맞벌이 가정의 24%가 우울 문제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서울 맞벌이 가정의 24%가 우울 문제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사회·제도적 지원이 부족한 육아에 힘들어했다.

서울연구원은 '2023년 서울 양육자 서베이'와 서울 영유아 양육 여건·양육자의 정신건강 양육 스트레스 등에 대한 설문조사 및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서울 워킹맘·워킹대디의 현주소' 인포그래픽스를 발행했다고 1일 밝혔다.

만 0∼9세 자녀를 둔 서울 맞벌이 부부 55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3.6%는 우울감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불면증과 불안감을 경험한 비율은 각각 20.8%·15.8%였다. 8.6%는 극단적인 생각까지 한 적이 있었다고 답했다.

최근 3개월간 일과 생활의 균형을 묻는 질문에서는 워킹맘의 43.7%와 워킹대디의 38.8%가 “일에 치이다 보니 삶의 목표가 무엇인지를 잊을 때가 있다”고 했다. 10명 중 3명은 퇴근 후에도 일 걱정을 했다.

서울연구원 '서울 워킹맘·워킹대디의 현주소' 인포그래픽스./사진=서울연구원 제공
일과를 보면 워킹맘은 가사·자녀 돌봄, 워킹대디는 직장생활·경제활동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었다. 가사·자녀 돌봄은 워킹맘 3.4시간, 워킹대디 1.8시간으로 여성이 남성의 거의 2배 수준이었다. 직장생활·경제활동은 워킹맘 7.5시간, 워킹대디 8.9시간이었다. 배우자와의 자녀 돌봄 분담 비중과 만족도에 따른 정신건강 문제의 분포를 살펴본 결과, 워킹맘의 돌봄 비중이 증가할수록 우울·불안·극단적 생각의 비율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하루 개인 활동·휴식은 워킹맘 1.4시간, 워킹대디 1.5시간으로 모두 1시간 남짓이었다.

육아휴직의 경우 만 0∼9세 자녀와 함께 사는 20∼64세 기혼자 807명을 조사한 결과, 워킹맘의 30.3%, 워킹대디의 46.4%가 “직장에서 이용할 수 없는 분위기”라고 답했으며, 워킹맘 가정의 53.1%는 부모로서 겪는 가정의 어려움으로 '돌봄 공백'을 꼽았다.

한편, 2022년 결혼 적령기인 서울 미혼 청년 중 15.8%는 “향후에도 결혼할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 작년 서울의 연간 혼인 건수는 3만6324건으로, 2010년(7만466건) 대비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또한, 통계청 출생사망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의 합계출산율은 0.55명이었다. 이는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를 뜻한다.

결혼 자체를 고민하는 청년 세대가 여러 허들을 넘어 혼인하고 자녀를 낳아도 육아와 돌봄의 장벽에 부딪히고 우울증까지 겪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출산 직후부터 양육자의 스트레스와 정신건강 수준을 정확히 진단하고 문제가 심화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집중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양육자의 양육 스트레스와 정신건강 문제 예방을 위해 여가·신체활동 등을 포함한 다양한 '힐링' 프로그램 개발과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궁극적으로 부모의 행복을 위해서는 ‘엄마가 주로 아이를 키운다’는 인식을 개선하고 엄마와 아빠가 함께 키우는 문화를 확산하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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