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스타] ④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으로 우상향 중, 목표는 이름 따라 레전드 : 네덜란드 시몬스

조효종 기자 2024. 6. 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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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조효종 기자= 네덜란드의 현재이자 미래로 꼽히는 사비 시몬스는 스타 플레이어가 될 잠재력을 지닌 선수다. 이름부터가 그렇다.


'사비(Xavi)'라는 이름은 축구계 역사 곳곳에 남아있다. 1990년대 후반 유럽 축구계에 등장해 15년이 넘는 시간 동안 바르셀로나와 스페인 대표팀에서 굵직한 업적을 남긴 '레전드 미드필더' 차비 에르난데스(Xavi Hernandez)를 가리키는 이름이기 때문이다. 시몬스의 이름은 단순히 차비를 떠올리게 하는 것만 아니라 실제로 그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언어에 따라 발음과 표기법에 차이가 있을 뿐, 시몬스 이름의 철자는 '사비에르(Xavier)'로 차비의 본명과 동일하다.


차비를 좋아했던 시몬스의 부모님, 특히 어머니는 2003년 둘째 아들이 태어나자 이름을 '사비에르'로 짓기로 했다. 그 아들은 바르셀로나를 거치면서 부모님과 마찬가지로 같은 유니폼을 입고 있던 당대 최고 미드필더 차비를 우상으로 삼았다. 프로 데뷔 때만 해도 유니폼에 성을 새기고 뛰던 시몬스는 이제 '사비'라는 이름으로 불리길 원한다. 자신에게 훌륭한 이름을 지어준 어머니에게 자부심을 안겨드리고 싶은 마음에 유니폼 표기도 바꿨다.


시몬스가 축구를 시작하게 된 배경도 이름 유래처럼 축구와 밀접한 집안 내력과 연관이 있다. 지금은 지도자로 활동 중인 아버지 레질리오 시몬스도 프로 축구 선수 출신이다. 아들 시몬스만큼 국제적인 명성을 쌓진 못했지만 포르투나시타르드, NAC브레다 등을 거치며 네덜란드 1, 2부 리그에서 활약했다. 2003년 하반기 짧게 해외 무대에도 진출했다. 한일 월드컵 당시 한국 대표팀 수석코치를 맡았고, 후에 감독으로도 지휘봉을 잡은 고(故) 핌 베어벡 체제 교토퍼플상가에 입단해 일본 J1리그 무대를 경험했다. 시몬스의 형인 파우스티노 시몬스와 사촌 형제들도 축구를 하고 있다.


리오넬 메시(왼쪽), 차비 에르난데스(이상 바르셀로나). 게티이미지코리아

아버지 시몬스가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던 시점 시몬스의 가족들은 스페인으로 이주했다. 이름 덕분인지 집안에서 가장 재능 있었던 시몬스는 바르셀로나에 입단해 명성이 자자한 유소년 시스템 '라 마시아'를 거쳤다. 이제 바르셀로나 1군에서 뛰고 있는 동갑내기 페르민 로페스, 알레한드로 발데 등과 함께 성장했다.


어린 시절부터 이미 같은 나이대에선 스타 대접을 받았다. 2018년 대선배 안드레아 피를로, 호나우지뉴, 네이마르, 케빈 더브라위너 등과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 광고에 출연했다. 15세에 불과했던 당시 소셜미디어(SNS) 팔로워 수가 100만 명이 넘을 정도였다. 잠재력과 스타성을 모두 갖춘 시몬스는 여러 구단의 관심을 받았고, 슈퍼 에이전트 고(故) 미노 라이올라의 에이전시와 계약을 체결했다.


기대만큼 중압감도 컸을 테지만, 지금까지 시몬스의 성장 곡선은 쭉 우상향을 그리고 있다. 언제나 뛸 수 있는 기회를 우선시해 선택을 내린 결과다. 2019년 더 높은 급여를 제안했고 1군 데뷔 기회가 더 빨리 찾아올 것으로 보였던 파리생제르맹(PSG)으로 이적했다. PSG 소속으로 프로 무대는 밟았으나 더 많은 기회를 잡기 어려운 상황에서 2022년 계약 만료가 다가오자 이번엔 PSV에인트호번 이적을 택했다. 꾸준히 경기에 나선 PSV에서 잠재력이 폭발하기 시작했다. 모국 레전드 뤼트 판니스텔로이 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네덜란드 에레디비시 32경기 19골 8도움을 기록했다. 당시 공동 득점왕을 수상했고, 리그 최다 공격포인트도 기록했다.


1군 무대 활약으로 여러 빅클럽들이 눈독을 들이자 PSG는 1년 만에 재영입 조항을 발동했다. PSG로 복귀한 시몬스는 이적과 동시에 RB라이프치히로 임대돼 계속 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독일 분데스리가 32경기 8골 11도움으로 빅 리그 경쟁력까지 증명했다.


사비 시몬스(RB라이프치히). 게티이미지코리아

대표팀에서도 '로열 로드'를 걷는 중이다. PSV 소속이었던 19세에 처음 A대표팀에 발탁됐는데 첫 무대가 2022 카타르 월드컵이었다. 16강 미국전에 교체 투입되며 A매치 데뷔전을 치렀고, 이를 통해 네덜란드 역사상 최연소 월드컵 토너먼트 출전자로 이름을 올렸다.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유로2024에선 더욱 중용될 전망이다. 월드컵 이후 출범한 로날드 쿠만 감독 체제에서 2선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다. 유로2024 예선을 포함해 지난해부터 열린 12경기에 모두 출전했고, 그중 10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라이프치히에서 뛰어 유로 개최지인 독일 무대가 익숙하다는 강점도 있다. 특히 네덜란드가 속한 D조 최대 빅매치로 꼽히는 조별리그 2차전 프랑스전이 라이프치히 홈구장 라이프치히 스타디움(레드불 아레나)에서 열린다.


▲ 사비 시몬스
나이 : 21세
소속팀 : RB라이프치히(임대)
A매치 기록 : 13경기 0골(3일 현재)
주요 경력 : 네덜란드 에레디비시 득점왕(2022-2023), 요한 크루이프 올해의 재능상(2022-2023), 독일선수노조 선정 시즌 베스트팀(2023-2024)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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